'노딜' 피할까...​브렉시트, 이번주 EU정상회의 중대 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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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4-08 0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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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딜'? '장기연기'? '탄력연기'?…브렉시트 운명 이번주 판가름

지난 4개월간 난항을 거듭해온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의 향방이 이번 주 열리는 유럽연합(EU) 특별정상회의에서 중대 전환점을 맞는다.

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벨기에 브뤼셀 EU본부에서 오는 10일 브렉시트와 관련한 EU 특별정상회의가 열린다. 이번 회의에서 영국 정부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은 영국을 제외한 EU 회원국 27개국의 만장일치 동의를 얻어야 승인된다.

만약 이번 회의에서 영국의 브렉시트 연기 요청이 거부되면, 영국은 최악의 시나리오로 꼽혀온 ‘노딜(no deal)’ 브렉시트로 가거나 유럽의회 선거에 참여해야 하는 기로에 설 수도 있다.

현재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합의안의 의회 통과를 위해 제1야당인 노동당의 제러미 코빈 대표와 계속해서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해법을 모색하기 위해 자신의 전략 실패를 인정하고 노동당에 손을 내밀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지난 6일 총리실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만약 보수당 및 민주연합당에서 과반수 지지를 얻지 못한다면, 남은 선택지는 하원을 가로질러 초당적으로 접근하는 것뿐"이라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이어 "이제는 EU와의 합의 아래 떠나거나 아예 떠나지 않는 것 사이의 냉혹한 선택만 남았다"면서도 “합의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은 선택지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3일부터 코빈 대표를 만나 브렉시트를 둘러싼 해법을 논의했지만, 합의 달성에는 실패했다. 노동당은 여전히 EU 관세동맹 잔류 등 내용을 담은 '소프트 브렉시트'를 선호하고 있다.

영국은 애초 지난달 29일 EU를 떠날 예정이었지만, 4월12일로 한 차례 탈퇴 시점을 연기했다. 하지만 브렉시트 합의안이 세 번째 표결에서도 부결되면서, 메이 총리는 오는 6월 30일까지 추가로 브렉시트 시점을 연기해 줄 것을 EU에 다시 요청한 상태다.

현재 EU 회원국이 브렉시트 시한 연장을 직접 거부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분석된다. 각국이 '노딜 브렉시트' 혼란을 자초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도날트 투스크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브렉시트의 '탄력적 연기'(flextension) 방안을 내놓은 것은 이 같은 경우의 수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투스크 의장은 영국의 브렉시트 시기를 1년 연장하되, 브렉시트 합의안이 영국 하원에서 승인되면 1년이 되지 않아도 곧바로 탈퇴할 수 있는 옵션을 넣는 방안을 회원국들에게 제시했다.

메르켈 총리도 지난 4일 아일랜드를 방문한 자리에서 "노딜 브렉시트가 EU 회원국 및 영국에 가져다줄 충격을 고려해 합의 속 탈퇴가 이뤄질 수 있도록 EU의 지도자들이 인내를 갖고 대화를 지켜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프랑스는 EU가 영국에 더 강경한 태도를 보여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는 만약 영국이 해결책을 찾지 못한다면 기업이나 시장이 '노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브렉시트 시기를 2주만 추가 연장하는 방안을 주장하고 있다.

레오 바라드카르 아일랜드 총리는 "만약 한 EU 회원국이 브렉시트 연기에 거부권을 행사해 그 결과 아일랜드와 네덜란드, 벨기에, 프랑스 등 (영국) 이웃 나라에 큰 어려움을 가져온다면 용서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들은 미래에 이같은 거부권의 반대편 상황에 처할 수 있다. 그래서 브렉시트 연기를 거부하는 국가가 있을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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