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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 방문 황교안, 시민들 항의 물세례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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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준 기자
입력 2019-05-03 1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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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민단체 등 100여명 항의집회…黃, 20여분간 못 움직여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광주를 방문해 문재인 정부 규탄 연설을 하는 도중 시민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3일 광주를 방문한 황 대표는 여야 4당의 선거제·개혁입법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반발해 전날부터 경부선을 타고 문재인 정권의 규탄대회를 진행했다. 이날은 호남선(광주·전주)을 타고 다시 서울로 올라가는 일정이었다.

지지세가 비교적 약한 광주에서는 경부선 도시들과 달리 곤혹스러운 상황이 연출됐다.

행사 시작 시각인 오전 10시 30분께 무대가 설치된 광주송정역 광장은 광주진보연대, 광주대학생진보연합 등 시민단체와 일반 시민 100여명으로 가득 찼다.

이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켜고 한국당과 황교안 대표를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 인해 황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는 당초 규탄대회를 열기로 한 광장을 벗어나 인도에서 '문재인 STOP, 전남 시·도민이 심판합니다'라는 현수막을 내건 채 행사를 시작해야 했다.

황 대표는 시민들에게 말을 들어달라고 호소했지만 시민들은 "물러가라"는 항의를 벌여 연설이 이어질 수 없는 환경이었다.

결국 황 대표는 조경태·신보라 최고위원의 연설 이후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발언 내용은 문재인 정부가 행정부·사법부에 이어 선거법 개정으로 입법부까지 장악하려고 한다는 것. 또 고위공직자수사처 역시 국민을 위해 필요성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시민들의 항의와 고성 소리는 점점 커졌고, 황 대표는 연설을 마친 후 20여분간 시민들에 막혀 움직일 수 없었다. 일부 시민들은 황 대표를 향해 생수병에 든 물을 뿌려 황 대표의 안경에 물이 묻기도 했다. 황 대표는 우산을 편 채 근접 경호하는 경찰들에 둘러싸여 역사 안 역무실로 이동했다.

황 대표는 역무실 밖에서도 대기 중이던 5·18 희생자 유가족인 오월 어머니 회원들을 피해 플랫폼으로 이동, 전주행 열차를 탔다.

황 대표는 광주송정역 플랫폼에서 기자들과 "우리나라는 한 나라인데, 지역 간 갈등이 있었던 시대도 있었지만 이제는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단일민족이 나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광주시민들도 그런 생각을 가진 분들이 훨씬 많으리라고 보며, 변화하는 새로운 미래의 세계로 나아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3일 오전 광주 송정역 광장에서 전국 순방 투쟁으로 광주를 찾은 자유한국당에 항의하려는 한 시민단체 관계자가 경찰에 제지당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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