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관영언론 "중국의 보복관세, 美 자초한 일...만반의 준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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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5-14 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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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정당한 권익 보호 위해 美에 맞서는 것"

미국과 중국 간 무역협상이 아무런 합의 없이 마무리된 후 강경 대응 기조를 통해 양국 갈등이 점점 고조되는 양상이다. 중국 관영언론은 "중국의 관세 부과는 미국이 자초한 일"이라며 중국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14일 중국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環球時報)의 인터넷판인 환구망(環球網)은 이날 사평을 통해 "중국과 미국 간 무역전쟁이 날로 격화되고 있다"면서 "미국이 모든 걸 쏟아부으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지만 도리어 중국이 반격 태세를 보이자 미국이 점점 초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13일) 중국 정부는 오는 6월 1일부터 600억 달러(약 71조2500억원) 규모의 미국산 제품에 대해 5∼25%의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는 미국이 중국과의 협상 도중 지난 10일 오전 0시 1분을 기점으로 20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관세율을 기존 10%에서 25%로 인상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사평은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전쟁이 단시간 안에 끝날 것이라고 생각해 '장기전'을 준비하지 못했다"며 "중국은 모든 상황에 대비해 만반의 준비를 끝난 상태이기 때문에 미국의 관세 부과 조치는 더 이상 두렵지 않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추가 관세로 미국은 1000억 달러가 넘는 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주장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추가 관세가 미국 소비자에 부담을 주지 않고, 미국 경제와 자국민에 혜택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제품에 부과하는 25% 관세율 중 중국 측이 21% 포인트를 부담한다는 연구 결과를 거론하며 실제 미국 소비자가 무는 것은 4%포인트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중국산 제품엔 중국 정부의 보조금이 많이 들어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평은 관세는 중국산을 수입하는 미국 수입업자가 부담, 결국 중국산을 사는 미국 소비자가 부담한다는 건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미국에 수출하는 중국산 제품의 이윤은 애당초 그다지 높지 않아 미국 수입업자가 중국업체와 관세를 분담하는 것 자체가 제한적인만큼 결국 관세 부담은 미국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덧붙였다. 

사평은 "미국은 추가 관세 부과로 각국 기업이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것이라고 중국을 압박하며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결국 큰코 다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는 미국이 중국을 단순히 미국의 '돈줄'로만 보며, 미국이 중국 발전 여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오인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사진=AP·연합뉴스]

그러면서 미·중 무역협상의 결렬 원인은 중국이 아닌 미국이라는 사실을 재차 강조했다. 

사평은 무역전쟁은 ‘미국 우선주의’를 주장한 트럼프 대통령이 시동을 건 것이고, 미국이 추가로 관세를 부과해 중국을 몰아붙여 협상이 성과 없이 끝났다고 지적했다. 

또 중국은 자신의 정당한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미국에 맞서는 것이라면서 국가의 핵심 이익과 인민의 근본 이익을 굳건히 지킬 것이라고 양보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한편, 미국은 10일 오전 0시 1분 이후 중국에서 출발한 중국산 제품부터 인상된 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중국산 화물이 선박편으로 통상 미국에 들어오는 데 3∼4주가 걸리기 때문에 그만큼 협상 시간을 번 셈이다. 중국 역시 추가 관세 부과 시점을 오는  6월 1일로 설정했다.

이 기간 내 미국과 중국이 협상을 재개해 다음 달 말 열리는 G20 정상회의에서의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주석 간의 담판을 위한 징검다리를 놓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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