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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에 ‘오버랩’된 ‘박근혜 그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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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철·박성준 기자
입력 2019-05-16 0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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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 맞아 대여 공세 직접 나서

  • 황교안 민생대장정도 박근혜 천막당사 시절 떠올라

문재인 정부 집권 3년 차를 맞아 임기 반환점을 돌면서 “역사는 돌고 돈다”는 옛말이 새삼 회자되고 있다. 청와대와 정치권에서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의 전 정권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최근 공개석상에서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그동안 정치권에 대한 언급을 자제하고 당에 맡겨 왔던 문 대통령은 한국당의 ‘막말 논란’ 계속되자, 직접 자제를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청와대 열린 수석보좌관회의에서 “촛불 이전의 모습과 이후의 모습이 달라진 것 같지 않다”면서 “분단을 정치에 이용하는 낡은 이념의 잣대는 그만 버렸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막말과 험한 말로 국민 혐오를 부추기며 국민을 극단적으로 분열시키는 정치는 국민에게 희망을 주지 못한다”고도 했다. 이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의 ‘문빠’, ‘달창’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나경원 원내대표 등 한국당을 비판한 것으로 해석됐다.

지난 2일 원로간담회와 9일 취임 2주년 대담에서도 국정농단과 사법농단에 대한 단호한 처벌 의지를 피력했다.

세세한 이유는 다르지만 2015년 박근혜 대통령 역시 추가경정예산(추경)안 처리를 놓고 연일 야당을 비판했다.

공통점은 임기 반환점을 넘어간 시점이라는 것과 총선을 앞두고 있다는 점이다.

황교안 한국당 대표도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민주당이 낡은 잣대를 갖고 과거로 돌아가는 행태를 보였고, 나도 민주당으로부터 막말을 많이 들었다"며 "(여권은) 정말 낡은 잣대를 버려야 한다”고 맞받아쳤다.

황 대표 본인도 박 전 대통령과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 출범 2주년을 앞두고 대정부 공세의 수위를 높이며 ‘장외’로 나갔다. 황 대표는 지난 7일 부산을 시작으로 약 400㎞에 걸친 ‘국민 속으로 민생투쟁 대장정’을 진행 중이다.

황 대표는 일단 오는 25일까지 17개 광역시·도를 모두 돌 예정이다. 백팩을 메고 마을회관, 경로당 등을 전전하며 국민들과의 스킨십에 매진하고 있다.

당초 황 대표는 광화문 광장 천막당사를 추진했으나, 박원순 서울시장의 불허 방침으로 무산되자 민생투쟁 대장정으로 방향을 틀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민생 대장정을 당시 2004년 박근혜 한나라당 대표의 천막당사 시절과 비교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은 2004년 천막당사와 함께 사립학교법 개정에 맞서 국회 일정을 보이콧하고 전국 각지에서 장외집회를 열었다. 4개월간 이어진 장기투쟁 끝에 한나라당은 사학법 재개정 협상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금의 상황을 당시와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당시에는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이라는 거대 양당 체제였지만 지금 국회는 여야 5당이 존재하는 다당제다. 또 이미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이 지정된 상태에서 출구전략이 마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예전에 국회가 날치기 통과를 일삼았어도 선거법 개혁과 관련된 것은 아니었다”면서 “이번 패스트트랙 지정으로 일종의 ‘관례’가 무너진 상황에서 뚜렷한 이해득실을 가리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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