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여성 노동자, 일반 노동자보다 백혈병 사망 위험 2.3배 높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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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등용 기자
입력 2019-05-22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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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호지킨림프종 사망 위험, 일반 국민보다 2.52배 높아

  • 안전보건공단 "작업환경이 요인" 추정

반도체 산업에서 일하는 여성 노동자의 백혈병 발병 가능성이 일반 노동자보다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백혈병 발병에 따른 사망 위험도 역시 반도체 업계 여성 노동자가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한 구체적인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작업환경이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안전보건공단은 22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반도체 제조업 근로자 역학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2008년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에 대한 역학조사 실시 이후 관찰 자료 부족 등 당시 역학조사의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지난 2009년부터 10년간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를 추적 조사한 것이다.

해당 조사는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6개사 전·현직 근로자 약 20만명을 대상으로 암 발생 및 사망 위험비를 분석했다.

​조사에 따르면 반도체 여성 근로자는 일반국민 및 전체 근로자에 비해 백혈병과 비호지킨림프종 등 혈액암 발생·사망 위험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백혈병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19배, 전체 근로자 대비 1.55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2.3배에 달했다.

비호지킨림프종의 경우 발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1.71배, 전체 근로자 대비 1.92배인 것으로 조사됐다. 사망 위험은 일반국민 대비 2.52배, 전체 근로자 대비 3.68배를 기록했다.

공단은 혈액암 발생에 기여한 특정한 원인을 확인하지 못했지만, △20-24세 여성 오퍼레이터(생산원)에서 혈액암의 발생 위험비가 높았고 △오퍼레이터, 엔지니어 등에서 혈액암 발생 또는 사망 위험비가 높은 경향을 봤을 때 작업환경이 발병에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현재보다 유해물질 노출수준이 높았던 2010년 이전 여성 입사자에서 혈액암 발생 위험비가 높았고 △국내 반도체 제조업에 대한 다른 연구들에서도 유사한 암의 증가, 여성의 생식기계 건강이상이 보고된 점도 이와 같은 사실을 뒷받침한다고 설명했다.

혈액암 외에 위암·유방암·신장암 및 일부 희귀암도 발생 위험비가 높았다. 이에 대해 공단 관계자는 “반도체 근로자들이 일반국민에 비해 상대적으로 암 검진을 받을 기회가 많아서 위암 등이 많이 발견된 것은 아닌지 검토해야 하고, 희귀암의 경우 사례가 부족하므로 추가적인 관찰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조사에서는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 근로자의 건강과 작업환경을 지속적으로 관리하고, 반도체 제조업의 건강영향에 대한 추가 연구를 실시할 것이 제안됐다.

이에 따라 공단은 반도체 제조업 사업장에서 자율적인 안전·보건 활동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더불어 전자산업 안전·보건센터를 설립해 협력업체 및 중소업체를 포함한 반도체 등 전자산업에 대해 직무별 화학물질 노출 모니터링 시스템 등 위험 관리 체계를 운영할 계획이다.

박두용 공단 이사장은 “이번 반도체 역학조사 결과를 통해 국내 반도체 제조업의 암발생 위험을 관리하고, 능동적 예방정책 수립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며 “안전보건공단은 향후 업종별 위험군 역학조사를 활성화해 질병발생 전 위험을 감지하는 역학조사 본래의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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