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제주서 체험한 ‘인카 미디어’... 골키퍼 시점에서 본 축구 중계

SK텔레콤-클레어-하만 손잡고,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 시연 차량 탑승

5G와 방송 기술이 융합한 ‘인카(In-Car) 미디어’를 제주에서 경험했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 초고화질 영상을 감상하고, 차량 스크린을 개인화에 맞춘 기술이다. 
 

SK텔레콤은 4일 제주시 아라동에 위치한 제주테크노파크 주변 도로에서 방송사 싱클레어와 전장 기업 하만과 함께 세계 최초로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을 시연했다. ​‘ATSC(Advanced Television Systems Committee) 3.0’은 미국 디지털TV 방송 표준화 단체(ATSC)에서 제정한 UHD(초고화질) 방송 표준이다. 영상, 소리에 데이터까지 주파수에 실어나를 수 있으며 빠른 속도로 고화질 영상 전송이 가능하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오른쪽)과 크리스토퍼 리플리 싱클레어 방송그룹 CEO(왼쪽)가 차량 안에서 5G-ATSC3.0 기반 차세대 방송서비스를 소개하고 있다.[사진= SKT 제공]

운전석을 제외한 좌석 3곳에 설치된 스크린에선 서로 다른 광고 영상이 나왔다. 서로 다른 방송이 아닌 동일한 방송 프로그램이었지만, 개인화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각각의 스크린에선 다른 영상 광고가 표출됐다.

이종민 SK텔레콤 테크이노베이션 그룹장은 “5G 망이 각 좌석의 기기 IP를 인식해 개인 맞춤형 광고를 전송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지상파에서 모두가 같은 광고만 볼수 있었던 시대에서 개인 관심사에 맞춘 광고를 볼 수 있는 시대가 열렸다. 

스포츠 경기를 시청할 때도 흥미로운 점이 발견됐다. 동일한 축구 중계였는데, 3개의 스크린이 각각 다른 장면과 뷰를 보여주고 있었다. 사용자가 각각 보고 싶은 뷰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고, 다른 관점에서 돌려보며 시청이 가능했다. 이날 방영된 축구경기에선 골키퍼 시점과 공격수 시점에서 시청이 가능했다. 시청자 입맛대로 여러 앵글로 골라보는 멀티뷰 서비스가 차량 안에서 구현됐다.

이종민 그룹장은 “축구 경기장에 있는 메인 방송카메라가 ATSC3.0 방송망으로 중계되고 다른 여러 개의 카메라가 5G 통신망으로 분할 화면에 전송되는 원리”라고 설명했다.

차량용 내비게이션 지도 정보의 무선 업데이트도 시연됐다. 달리는 차량 안에서도 ATSC3.0 방송망을 통해 맛집 추천정보와 교통정보가 실시간으로 업데이트됐다. 
 

달리는 차량 내 3개의 스크린에서 동일한 프로그램을 시청하고 있음에도 불구, 광고는 각각 다르게 시연되고 있는 모습.[사진= 송창범 기자]

이날 SK텔레콤이 선보인 '인카 미디어' 시연은 5G 통신망과 ATSC3.0 방송망을 하만의 인포테인먼트와 연동시켰기 때문에 가능했다. 양방향 미디어 서비스가 한층 더 진화했다.

SK텔레콤은 이 기술로 미국 ATSC3.0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싱클레어가 보유한 방송국 191곳에 ATSC3.0 기반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목표로, 올 하반기부터 내년까지 32곳에 구축할 계획이다.

박진효 SK텔레콤 ICT기술센터장은 “자율주행시대에 SK텔레콤의 5G 미디어 기술로 미국 차세대 방송시장을 선점하고 글로벌 사업을 점차 확장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전 세계 통신·자동차·미디어 업계는 자율주행시대가 도래하면 TV, 스마트폰에 이어 자동차가 새로운 미디어 디바이스로 부상할 것으로 예측하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IVI, In Vehicle Infotainment)’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가트너는 2020년 전 세계 IVI 시장 규모를 2700억 달러로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