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왝 더 독’(Wag the dog)은 개의 꼬리가 몸통을 흔든다는 뜻의 영어 관용구(Idiom)다.
주인과 손님의 뒤바뀜, 주객전도(主客顚倒) 또는 처음과 나중이 거꾸로 됨, 본말(本末)전도 상황을 일컫는다. 다시 말해 부수(附隨), 기생(寄生)물이 본체를 지배하는 경우다. 주식시장에서는 선물시장(꼬리)이 현물시장(몸통)을 좌우할 때 쓴다.
최근 검찰의 행태가 ‘왝 더 독’이다. 지난달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은 기자간담회를 가졌다. 무소불위 권력, 과도한 검찰의 힘을 정상화하려는 문재인 정부의 사법개혁에 반기를 드는 자리였다. 그는 양복 윗도리를 벗고 흔들며 “옷(검찰)을 말고 흔드는 손(권력)을 보라”고 했다.
[5월 16일 문무일 검찰총장이 비공개 기자간담회에 앞서 포즈를 취했다. 사진=연합뉴스]
그는 심하게 착각하고 있다. 검찰은 그 스스로가 지난 수십 년 동안 대한민국이라는 몸통을 흔들어온 꼬리였기 때문이다. 권력의 주구(走狗·사냥개)의 꼬리면서도 ‘손’이었던 것이다. 이를 잘 알고 있는 검찰의 총수가 몸통을 보라고?
최악의 20대 국회가 열리지 못하는 이유 역시 꼬리 때문이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이 촉발한 국회 공전의 본질은 민의가 반영되는 선거제도개혁, 검찰 포함 사법개혁이다. 패스트트랙은 그와 관련된 법안을 신속하게 하자는 시간표를 정한 일종의 ‘꼬리’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그 꼬리만 물고 본질은 외면하고 있다. 국회가 문을 닫은 지 벌써 3개월째다.
[국회가 공전 중인 6월 국회 앞 신호등 정지표지판이 최악의 20대 국회를 상징하는 듯하다.사진=연합]
1997년 개봉한 ‘왝 더 독’이라는 영화는 더스틴 호프만, 로버트 드 니로 등 명배우들이 출연, 영상 조작과 가짜 뉴스로 미국 대통령을 재선시킨다는 코미디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