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컨트롤타워 원톱·투톱 논란 재연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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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6-23 1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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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의 예고된 청와대 입성 시선 모여

  • 홍남기 부총리와 경제컨트롤타워 투톱 or 김상조식 원톱 예고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왼쪽)과 김상조 청와대 신임 정책실장(오른쪽) [연합뉴스]


김상조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 임명 이후, 한국경제 컨트롤타워를 두고 또다시 원톱·투톱 논란이 불거지는 분위기다.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와 장하성 전 정책실장에서 비롯된 '늘공'과 '어공' 간 불협화음이 재연되는 것은 아닐지 우려의 시선도 포착된다.

청와대는 지난 21일 김상조 전 공정거래위원장을 정책실장에 임명했다. 이와 함께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 역시 경제수석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청와대 경제라인에 새바람이 불게 됐다. 

특히, 김상조 실장은 문재인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임기 2년 동안 '재벌 개혁'과 '갑질 근절'에서 두드러진 성과를 보였다. 김 실장의 청와대 입성은 여전히 소득주도 성장과 경제 개혁의 고삐를 당겨 잡겠다는 문 정부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올 들어 김 실장은 소득주도 성장을 비롯해 혁신성장, 공정경제 등 세 축의 경제 선순환을 시장에 각인시키는 역할에 힘써왔다. 그는 "공정경제는 소득주도 성장과 혁신성장이라는 2개의 바퀴가 굴러갈 수 있도록 하는 도로 역할을 한다"고 연신 강조해왔다.

김 실장의 청와대 입성이 예고된 인사라는 얘기도 들린다. 문재인 대선 캠프 부위원장을 역임했던 김 실장은 현 정부 경제정책의 청사진 마련에 힘을 보탠 만큼 출범 초기부터 청와대 입성 가능성이 높았던 것으로도 알려진다.

38년 만의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하는 등 새로운 경제민주화를 설계한 김 실장으로서는 경제 전반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펼쳐 보일 기회를 잡은 셈이다. 스스로 '경제학을 공부한 경제학자'라며 아쉬움을 사석에서 자주 언급한 김 실장이기도 하다.

이렇다 보니 홍남기 경제부총리의 원톱 경제 컨트롤타워 자리가 다소 흔들릴 수 있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지난해 12월 부총리 임명 이후 줄곧 경제활력을 외쳐온 것과 달리, 경제 지표는 바닥으로 향하고 있어서다. 

홍남기 부총리와 김상조 실장 역시 '늘공·어공' 구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공무원과 학자 간 경제정책에 대한 이견은 앞서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실장 간 갈등으로 드러난 바 있다. 늘공·어공 사이 갈등구도가 재연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김 실장의 청와대 입성으로 공정경제를 얼마나 친시장적 측면으로 소화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며 "김 실장이 청와대에서 거시 및 국제 경제에 대한 혜안을 내놓는 데는 부족한 면이 있다 보니 홍 부총리 역할도 함께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투톱 논란에 대한 시각을 인식한 김 실장 역시 지난 21일 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경제 컨트롤타워는 홍남기 부총리이고 각 부처 장관은 야전사령관, 정책실장의 역할은 병참기지"라며 "홍남기 부총리와 각 부처 장관들이 현장에서 충실히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후선에서 지원하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논란을 일축했다.

다만, 관가 안팎에서는 내년 총선을 전후해 경제팀의 추가 개각 가능성이 예고되는 상황에서 김 실장 목소리가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문 정부 경제 청사진을 그린 어공이 여전히 경제정책 흐름을 잡아가기 때문에 소득주도 성장에 대한 기조는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듯하다"며 "오히려 청와대 중심 경제 컨트롤타워 원톱이 될 것이라는 목소리도 흘려 들을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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