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文의 히든카드' 김상조 전진 배치…정부 경제정책 기조 변화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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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형 기자
입력 2019-06-24 0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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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J노믹스' 숨은 설계자 김상조 전진 배치…'경제성과 올인' 文대통령의 승부수

  • 공정경제 앞세워 혁신성장 등 3대 축 견인…다음 달 경제정책방향 '첫 시험대'

  • 김상조 "우선순위 조정하는 유연성 필수"…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만남 시사

  • 경기하방 인정한 靑 '김수현·윤종원' 사실상 문책…회전문식 인사 비판은 부담

"'J노믹스(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의 숨은 설계자'가 구원 등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 경제 투톱인 정책실장과 경제수석을 전격 교체했다. 김수현 전 정책실장 후임에는 문 대통령의 '히든카드'인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을 발탁했다. 김 수석은 정부 출범 이후 줄곧 '경제 검찰'인 공정거래위원회 위원장을 지냈다. 경제투톱의 다른 한 축은 정통 관료 출신인 이호승 신임 경제수석이 맡는다.

'김상조·이호승' 경제라인은 청와대가 경기 하방을 인정한 이후 첫 번째 인적 쇄신카드다. 전임 청와대 정책경제 투톱인 '김수현·윤종원' 라인은 임명 '224일'과 '360일' 만에 각각 물러났다.

문 대통령의 경제라인 인적쇄신은 '공정경제 전도사'와 '거시경제 전문가' 조합을 통해 '혁신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올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분석된다. 재계 등과의 소통을 강조한 김 실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도 만나겠다'며 파격 행보를 예고했다. 

◆내달 3일 하반기 경제정책방향 첫 시험대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21일 오전 김수현 정책실장 후임에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을, 윤종원 경제수석 후임에 이호승 기획재정부 1차관을 임명했다. 이날 오후 청와대 브리핑실에서 김상조 신임 정책실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2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상조·이호승' 경제라인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 여부를 가늠할 첫 시험대는 내달 3일 발표가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될 전망이다.

500조원 이상의 '슈퍼 예산을 천명한 정부는 하반기 경제정책 방향에서 △현재 2.6∼2.7%인 경제성장률 목표치 '하향' 조정 △현재 15만명 수준인 고용증가 목표 '상향' 조정 △최대 10조원 규모의 기업·공공 투자 강화 등을 천명할 것으로 보인다.

관전 포인트는 정부의 3대 경제 축인 '소득주도성장·혁신성장·공정경제'의 우선순위 변화와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관계 설정이다.

정부는 출범 이후 줄곧 '소득주도성장론'의 역설에 시달렸다. 최근 2년간 최저임금이 27% 상승했지만, 애초 정부가 기대한 '가계의 가처분 소득 증대→소비 활성화→생산·투자 확대→경제 활력 제고'의 선순환은 없었다.

한국 경제는 되레 올해 1분기 역(逆)성장 쇼크에 휘청거렸다. 저소득층인 1분위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125만5000원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2.5% 감소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본지와 통화에서 "소득주도성장 정책 추진으로 발생한 노동비용의 증가 문제에 대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홍남기=경제컨트롤타워"…이재용 부회장 만남 시사
 

'김상조·이호승' 경제라인의 경제정책 기조 변화 여부를 가늠할 첫 시험대는 내달 3일 발표가 예정된 '하반기 경제정책방향'이 될 전망이다. 사진은 청와대 춘추관. [아주경제 최신형 기자]


정부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전면 폐기할 가능성은 작지만, 경제 3대 축의 우선순위 변화 등 미세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김 수석은 지난 21일 청와대에서 기자들과 만나 "정책을 보완하고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유연성도 필수"라고 강조했다. 같은 날 공정거래위원회 출입기자들과 질의응답에서도 "일자리와 소득에 집중하는 데 우선순위를 둬야 하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경제정책 컨트롤타워=홍남기'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정부는 출범 초부터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김동연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놓고 '경제 컨트롤타워가 누구냐'라는 논란에 시달렸다. 시도 때도 없이 '김동연 패싱설'이 흘러나오면서 경제 불확실성만 키웠다.

이에 김 실장은 "대한민국 경제정책 컨트롤타워는 홍 부총리"라며 "청와대 정책실장 역할은 병참기지장"이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과제도 만만치 않다. 새 경제 투톱의 안착 여부는 재벌 저격수 포비아에 휩싸인 재계 등과의 소통 여부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 김 실장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라도 만나겠느냐'는 질문에 "요청하면 만나겠다"고 답했다.

채진원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청와대의 전격적인 인사 교체인 만큼, 소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전했다.
 

신임 청와대 정책실장에 임명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지난 21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열린 이임식에서 인사말을 마친 뒤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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