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중국증권망에 따르면 칭화유니는 지난달 30일 새롭게 구성한 자체 D램 사업그룹을 발표했다. D램 사업그룹 이사장(회장)에는 댜오스칭(刁石京) 전 공업정보화부 정보처장이 임명됐고, 가오치취안(高啓全) 전 대만 이노테라 회장이 최고경영자(CEO)가 됐다.
중국 언론들은 칭화유니의 D램 사업그룹 인사명단에는 칭화유니의 ‘반도체 야심’이 숨어있다고 평가한다. 그도 그럴 것이 댜오스칭은 전자·반도체 분야에 30년이 넘는 경력을 갖고 있는 ‘베테랑 중 베테랑’이다. 가오치취안 역시 페어차일드반도체, 인텔, 이노테라 등 글로벌 반도체 기업을 거친 ‘반도체 대부’로 잘 알려졌다.
칭화유니는 “D램 사업그룹의 공식 출범은 칭화유니의 D램 시장 공략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걸 의미한다”며 “메모리반도체 분야의 기술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본래 칭화유니는 2015년 세계 3위 D램 업체인 미국 마이크론을 인수하려다 미국 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 불허로 D램 자회사인 양쯔메모리(YMTC·長江存儲)를 통해 낸드플래시만 생산하고 있다.
아직 칭화유니 기술력에 대한 글로벌 시장의 평가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칭화유니가 낸드플래시에 이어 D램 사업까지 본격화할 경우 글로벌 영향력을 키울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D램 국산화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중국 다수 기업들이 정부 지원을 바탕으로 D램 본격 양산을 눈앞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증권망에 따르면 중국 반도체 업체 허페이창신은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D램을 양산할 계획이며, 푸젠진화도 D램 양산 시기를 모색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중국 업체들이 D램을 얼마나 많이 생산하느냐에 관계없이 양산을 시작한다는 자체만으로 업계의 판도가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한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시노(CINNO)의 셴양 애널리스트는 "토종업체의 D램 생산이 전무한 중국에서 허페이창신이 생산을 개시한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중국 반도체 산업에 커다란 돌파구를 제공할 것"이라며 “칭화유니의 D램 사업그룹 출범이 중국 D램 업계 성장의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올 1분기 기준으로 전세계 D램 시장점유율은 삼성전자가 42.7%로 압도적인 1위였으며, SK하이닉스(29.9%)와 마이크론(23.0%)이 그 뒤를 잇고 있다.
반면 중국의 글로벌 D램 시장에서의 지위는 미미하다. 현재 중국 반도체 자급율은 현재 20%에 그친다. 하지만 중국은 첨단제조업 발전전략인 '중국제조 2025' 계획의 하나로 반도체 자급률을 2025년까지 70%로 높이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최근 미·중 무역전쟁 속 중국이 핵심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칭화유니가 D램 사업에 뛰어들며 중국의 반도체 영향력이 커질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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