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동 도산서원 전경. [사진=경상북도 제공]
6월 30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개최된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는 우리나라가 신청한 ‘한국의 서원’을 세계유산에 등재키로 최종 결정했다. 이로써 ‘한국의 서원’은 우리나라의 14번째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세계유산으로 등재 결정된 ‘한국의 서원’은 16∼17세기에 건립된 국내 9개 서원으로 소수서원(영주), 옥산서원(경주), 도산서원(안동), 병산서원(안동) 등 도내 4개 서원을 비롯해 경남 함양의 남계서원, 전남 장성의 필암서원, 대구 달성의 도동 서원, 전북 정읍의 무성서원, 충남 논산의 돈암서원 등이다.

영주 소수서원 전경. [사진=경상북도 제공]
소수서원은 13세기말 우리나라에 최초로 성리학을 원나라(1260~1368)에서 도입한 인물로 이 지역 출신인 안향이 생전에 공부했던 장소다. 주요 배향인물로는 안향, 안축, 안보, 주세붕이 있다.
회재 이언적 선생을 배향한 옥산서원은 누마루 건축물을 처음으로 서원에 도입하고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에도 살아남은 47개 서원중 하나다.

경주 옥산서원 전경. [사진=경상북도 제공]
도산서원은 안동 출신으로 중국에서 전래된 성리학이 우리나라에서 정착되고 체계화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한 퇴계 이황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고 추모하기 위해 1574년 지어졌다. 1614년에는 이황의 제자였던 조목(1524~1606)도 함께 종향됐다.
서원이 학문과 학파의 중심 기구로 발전하는 한국 서원발전의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강당이 비대칭으로 구성된 특징이 있으며 탁월한 자연 경관으로 인해 일대의 경관을 묘사한 다양한 작품들이 남아 있다.

안동 병산서원 전경. [사진=경상북도 제공]
서원을 교육기관으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만인소를 조선시대에 최초로 작성하는 등 공론장으로서의 서원 역할을 적극적으로 실천한 곳이며 많은 학자들의 수용이 가능한 큰 규모의 만대루는 자연경관과 조화의 탁월성을 보여준다.
병산서원 목판은 2015년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한국의 유교책판’의 일부로 포함돼 있다.
동아시아에서 성리학이 가장 발달한 사회였던 조선시대 각 지역에서 활성화된 서원들이 성리학의 사회적 전파를 이끌었다는 점과 서원의 건축이 높은 정형성을 갖췄다는 점이 세계유산 등재에 필요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Outstanding Universal Value)’로 인정받았으며 개별 유산의 진정성과 완전성, 보존관리계획도 충분한 요건을 갖춘 것으로 평가 받았다.
경북에서는 지난 1995년 석굴암·불국사가 세계유산에 첫 등재된 이후 경주역사유적지구(2000년),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2010년), 산사-한국의 산지승원(2018)에 이어 5번째 쾌거다.
한편, ‘한국의 서원’은 지난 2015년 세계유산 등재를 신청했으나 이코모스(ICOMOS)의 심사 결과 ‘반려(defer)’ 판정에 따라 2016년 4월 자진해서 등재신청을 철회한 바 있다. 이후 2년 간 관계전문가의 자문을 받아 유산구역을 재조정하고 9개 서원의 대표성과 연계성을 강조하는 등 대폭적인 보완을 거쳐 이번 제43차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최종적으로 등재가 결정됐다.
이철우 도지사는 “이번 등재 결정은 300만 도민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의 쾌거이며, 등재를 위해 노력하신 관계자 여러분의 노고가 있었기에 가능한 결과였다”고 감사의 말씀을 전했다.
아울러, “이번 세계유산 등재를 통해 선조가 물려주신 문화유산의 가치를 전 세계인이 함께 공유하는 기회로 삼고, 세계유산을 최다 보유한 광역지자체의 위상에 걸 맞는 체계적인 보존관리 시스템 구축은 물론 타 지역과 연계한 교육의 장으로 활용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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