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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업계에 부는 레트로 열풍…카세트테이프의 귀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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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7-08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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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대표적인 크라우드 펀딩 사이트 킥스타터에 추억의 물건이 올라왔다. '워크맨'이라는 상표명으로 더 잘 알려진,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다. 모금을 시작한 곳은 홍콩 출신의 NINM랩이라는 업체다. 8일 현재 4만1937달러, 즉 5000만원에 가까운 돈이 모였다.
 

크라우드 펀딩이 진행되고 있는 NINM랩의 카세트 테이프 플레이어 '잇츠 오케이(It's OK)'[사진=킥스타터 홈페이지]

'잇츠 오케이(It's OK)'라는 이름이 붙은 이 제품은 과거의 워크맨과 크게 다를 바 없는 모습이다. 테이프를 삽입하는 데크를 여닫을 수 있다. 재생과 정지, 빨리 감기와 뒤로 감기, 녹음이 가능한 단출한 구성의 버튼 역시 1979년 세상에 처음 선보인 워크맨의 모습 그대로다.

다만 시간의 흐름이 느껴지는 변화도 있다. 바로 블루투스가 지원된다는 것이다. 무려 최신 버전인 5.0이다. 에어팟이나 갤럭시 버즈를 통해서 카세트 테이프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흥미롭게 느껴진다. 가격은 68달러(약 8만원). 펀딩에 성공하면 12월에 발송될 예정이다.

카세트 플레이어를 내놓은 회사가 여기 뿐인 것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워크맨의 원조 소니에 이어 도시바가 신제품 카세트 플레이어 신제품을 내놓았다. 국내에서도 브릿츠가 지난 5월 'BZ-C3900RT'를 출시한 바 있다.

역사의 뒤안길로 밀려났던 카세트 플레이어가 다시 소환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의 흥행이 이러한 유행에 일조했을 것이라는 추측은 어렵지 않다. 2014년 개봉된 시리즈의 첫 작품에서부터 주인공 피터 퀼은 소니의 워크맨 초대작 'TPS-L2'를 착용한 채 등장한다. 극 중 삽입곡 또한 1980년대 올드 팝이 대부분이다.
 

[사진=영화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스틸컷]

물론 전적으로 영화 때문에 레트로 열풍이 불었다고는 할 수 없다. 워크맨을 한 번도 써보지 않은 이들에게 생경하게 다가온 것은 카세트 플레이어의 아날로그적인 감성 때문이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디지털 콘텐츠의 형태로 음악을 소비하는 젊은 세대에게, 물리적 형태의 음반은 신선한 경험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온전히 창작자가 구성한 순서대로 청취해야 한다는 점 또한 스트리밍 서비스에선 느낄 수 없다. 더욱 사색적이고 몰입적인 방식으로 음악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이 카세트 테이프만의 매력으로 꼽힌다.

카세트 플레이어의 출시가 활발해지면서 카세트 테이프의 형태로 출시되는 음반 또한 점차 늘어나고 있다. 래퍼 이센스는 오는 22일 발매 예정인 신보 '이방인'의 미수록곡을 모은 카세트 테이프를 400장 한정으로 지난 6일 발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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