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경영진 심층 분석] NH농협금융② 농협금융 계열사 CEO '임기 1년'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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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07-10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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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년 실적 끌어올려 도입 뒤 수익성 대폭 개선 효과

  • 단기실적 급급 중장기전략 못세워 2년으로 환원 얘기도

농협금융그룹이 '임기 1년'에 불과한 초단기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운용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단기 실적에 집중하기는 좋지만 중장기 경영전략을 실행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CEO 임기를 2년으로 환원할지 관심이 모인다.

농협금융 지배구조내부규범상 계열사 CEO는 임기 2년 이내로 하되 연임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그러나 실상 보장된 임기는 1년에 불과하다.

실제 지난해 11월 농협금융이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완전 자회사 CEO의 인선을 논의할 당시 그해 초 취임한 이대훈 농협은행장과 오병관 농협손보 사장의 재신임 여부도 결정했다. 이 행장과 오 사장은 재신임에 성공했으나 만약 재신임 되지 못했다면 1년 만에 CEO 자리에서 내려와야 했다.

1년 임기는 김용환 전 농협금융 회장 시기인 2016년 말부터 시작됐다. 당시 빅배스(대규모 손실처리)를 통해 부실자산을 털어낸 김 전 회장은 계열사의 실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CEO 임기 1년이라는 강수를 뒀다. 이후 농협은행을 비롯해 농협금융 주요 계열사 CEO의 임기는 1년으로 완전히 정착됐다.

계열사 CEO의 1년 임기는 일단 좋은 결과를 냈다. 농협금융의 수익성이 눈에 띄게 개선됐기 때문이다. 2016년 농협금융그룹의 총 당기순이익은 4266억원에 불과했으나 2017년 1조525억원, 지난해 1조4047억원으로 대폭 개선에 성공했다. 농협은행 등 주요 계열사가 그룹의 수익성 개선을 이끌었다.

문제는 단기 실적에 급급해 중장기 리스크를 고려한 경영전략을 세우기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금융당국은 이 같은 이유로 금융사 CEO의 최초 임기를 2년을 보장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농협금융 내부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김광수 농협금융회장이 주인공이다. 그는 지난해 7월 본인의 취임 100일 기자간담회에서 "자회사 사장들의 임기가 다른 금융그룹에 비해 짧은 편"이라며 "각 자회사들이 중기계획을 갖고 이사회와 협의해 나갈 수 있도록 평가방식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다만 계열사 CEO의 임기가 빠른 시간 안에 2년으로 되돌아갈지는 불명확하다. 계열사 CEO 임기는 이사회 통과가 필요한 사항으로 관련 논의가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농협금융의 인사 체계는 금융업 흐름에 영향을 받는 것은 물론 내부 의견이 중요한 경우가 많다"며 "계열사 CEO 임기는 이사회에서 논의할 문제라 간단히 볼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농협금융지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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