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이 1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이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조치에 따른 한일 갈등이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데 대해 크게 공감했다고 전했다.
앞서 김 2차장은 지난 10일 방미해 3박 4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이날 귀국길에 올랐다.
김 2차장은 이번 방미 기간 중 믹 멀베이니 백악관 비서실장 대행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카운터파트인 찰스 쿠퍼먼 NSC 부보좌관과 연이어 면담해 일본 경제보복 조치의 부당성을 알렸다.
동시에 북미 실무협상과 한미 현안 등을 논의했으며 상·하원의원들과도 만나 우리 정부 입장을 설명했다.
김 2차장은 "제가 만난 모든 사람은 이런 일방적인 조치에 따라서 한일 간의 갈등이 참 우려스럽다고 다들 이해했고 그런 공감대가 있었다"면서 "그래서 국무부 대변인이 한미일 공조를 계속 유지하고 관계를 향상시키기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이고 향상시킬 수 있도록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발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이 한일 문제에 관해 '중재'라는 표현을 썼는지에 대해서는 "중재라는 표현은 안 썼다. 나도 중재라는 표현은 안 썼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이런 부당한 일방적인 일본의 조치가 한미일 공조에 도움이 안 되고 지금 여러 가지 도전, 중요한 이슈들이 있고 그것을 같이 공조해야 하는데 이것에 도움이 안 된다는 것에 대해선 다들 공감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공감대가 있었다는 것은, 외교라는 것은 상대방이 있기 때문에 제가 모든 것을 밝힐 수는 없지만 좀 세게 공감했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가 '지금은 미 정부가 한일관계를 중재하거나 개입할 의사가 없다'고 했다는 보도와 관련, 이 발언이 국무부 견해와 온도 차가 있는 것 아니냐는 물음에 대해 "제가 미 행정부나 의회에 가서 중재라는 표현을 쓴 적이 없다. 저는 중재를 요청한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또 "중재란 표현은 기자분들이 먼저 쓴 거 같다. 그래서 아마 중재에 나설 때가 아니라는 표현을 쓴 것 같다"면서 "표현을 좀 더 잘할 수도 있었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다만 "미국이 만약 한미일 간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간주하고 한미일 간에 동맹 관계의 중요성을 느끼면 알아서 할 일을 할 것"이라고 했다.
김 2차장은 한미일 3국 대화가 조만간 재개될 가능성에 대해서는 "자세히 보고는 못 받았는데 지금으로서는 그런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며 "그건 좀 아쉬운 점"이라고 짚었다.
더불어 "우리는 대화하고 합리적인 선에서 창의적인 솔루션을 찾아 이 문제를 해결할 의사가 있는데 일본이 준비가 안 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일본이 수출규제 조치 근거로 '한국의 대북제재 위반'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 "우리는 굉장히 엄격한 제재가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 수입한 부품 소재가 북한에 가지 않았다는 게 우리 입장"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김 차장 이외에 외교부 고위 당국자들 또한 미국을 찾아 한·일 갈등 관련, 우리 정부 측 입장을 적극 피력했다.
윤강현 외교부 경제외교 조정관은 11일 방미해 키스 크라크 국무부 경제차관과 백악관의 매슈 포틴저 NSC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 및 앨리슨 후커 한반도 보좌관, 국무부 당국자들을 차례로 면담한 뒤 이날 출국했다.
김희상 외교부 양자경제외교 국장도 10일 방미해 11일 고위경제 대화 국장급 협의 및 개별 회동을 통해 국무부의 롤런드 드 마셀러스 국제금융개발담당 부차관보, 마크 내퍼 한국·일본 담당 동아태 부차관보 등과 만나고 전날 귀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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