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및 청년창업 스타트업 등의 도시재생사업 참여를 활성화하는 정부 주도 전용 펀드가 올해 안에 만들어진다.
이 전용 펀드는 벤처기업 등 경제주체가 추진하는 주거복지, 문화·예술, 집수리, 마을축제 기획·운영 등 다양한 분야 도시재생 사업의 초기 사업비 지원 등에 투자·운용된다.
정부는 이 전용 펀드에 주택도시기금 약 200억원을 출자하고 이 펀드를 운용할 민간 운용사를 선정할 예정이다.
22일 국회 법률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이 공포·시행됐다. 이 개정안에는 투자모태조합 전문투자관리기관인 한국벤처투자 운용 '모태펀드' 안에 도시계정을 신설할 수 있는 근거가 담겼다.
도시계정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전담 운용·관리하는 주택도시기금 가운데 하나로, 주택계정과 달리 도시재생 지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국토부는 경제주체가 추진하는 다양한 분야 도시재생 사업비를 지원할 목적으로 모태펀드에 도시계정을 신설, 주택도시기금을 출자한다는 방침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도시계정이 신설되면 올해 약 200억원 규모의 주택도시기금을 출자하고, 이를 운용할 운용사를 선정할 것이다. 도시계정 신설 절차만 한 달가량 걸린다. 기금 규모는 변동이 있을 수 있고, 민간 등의 추가 출자 여부도 아직 미정"이라며 "운용사 선정 후 투자 대상 기업이 지정되면 구체적 투자가 이뤄진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도시재생과 관련해서 벤처기업이나 스타트업을 창업하려는 젊은이가 모태펀드를 통해 투자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데 제도 개정의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도시재생 경제를 활성화하는 것이 지역 기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도시재생뉴딜사업'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선 주택도시기금을 지원해 민간자본 참여를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도시재생뉴딜사업은 쇠퇴한 구도심과 노후 저층 주거지를 지역 주도로 정비해 도시 경쟁력 회복을 도모하는 정부의 핵심 사업이다.
기금 지원의 근거가 되는 주택도시기금법 개정안은 도시재생사업에 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투자조합에 대한 출자를 도시계정의 사용 용도로 규정하고 있다. 주택계정을 도시재생사업 지원에 사용할 수 있게 됐다는 건 도시계정 신설이 가능해졌다는 의미로 이해할 수 있다.
정부가 도시재생사업에 뛰어드는 사회적 경제조직에 예산을 투입하는 건 마중물을 붓는다는 차원에서 의미가 있지만, 도시재생사업이 장기적 비전을 가지려면 소기업뿐 아니라 대기업도 참여할 수 있는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명훈 한국도시재생학회장은 "현재 우리나라 도시재생사업은 대기업이 참여해 이익을 볼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그러니 대기업들도 도시재생이라고 하면 남의 나라 이야기라 생각해 지원하지 않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만 돈을 출연해서 마을기업 등 조그마한 기업을 지원하기보다는 대기업에서 정말 될 만한 곳을 심사해서 지원해 준다면 좋을 것"이라며 "정부도 무조건적으로 기업에 돈 내라 할 것이 아니라 대기업이 이쪽이 아니라 다른 쪽으로 이익을 볼 수 있는 방향으로 지원해야 할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게 법인세 인하다. 대기업에 법인세 인하 등 당근책을 주면 대기업이 도시재생사업 관련 스타트업을 지원하겠다고 먼저 손을 내미는 방법도 있다"고 덧붙였다.
이 회장은 현실적으로 도시재생사업에 뛰어드는 스타트업의 고질적인 체질 불량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그는 "(도시재생사업 안에서 파생되는 일자리가) 오래가고 안정적이고 한 번 잡으면 놓기 싫은 일자리여야 하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청년들이 (도시재생 관련 스타트업을) 짧은 기간 머무는 곳, 갈아타기 위해 잠깐 거쳐가는 곳이라고만 생각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사회적 경제조직을 육성하는 것은 문재인 정부의 국정과제다. 정부 출범 5개월 만인 재작년 10월 ‘사회적경제 활성화 종합대책’을 발표하고 중소기업기본법 등 7개 관련 법령을 개정해 사회적경제기업의 비즈니스 환경을 개선했으며 사회적금융 활성화, 사회적경제 인재양성 종합계획 등 총 13차례에 걸친 세부 정책을 마련해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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