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보증기금이 '혁신 금융'으로 '제2 벤처붐' 최전방에 서고 있다. 최근 기보의 역할은 단순히 기업 보증을 넘어 유니콘 기업을 집중 육성하고, 벤처 생태계를 구축하는 분명한 방향성을 보여준다. 기업을 평가할 때 매출 등 과거 실적이 아닌 기술력과 성장 가능성에 집중하는 시각의 전환을 이뤄냈다. 이 모든 것은 지난해 10월 정윤모 이사장이 취임한 이후 이뤄진 성과다.
변화의 결과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정책이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제도다. 기존 최대 30억원까지였던 보증 한도를 3배 이상 키워 100억원까지 늘렸다. 과거에는 적은 금액을 설립 초기 벤처기업에 폭 넓게 보증하는 구조였다면,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은 어느정도 성과가 도출됐으면서 성장 가능성이 보이는 기업에 집중적으로 지원하는 새로운 시도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유니콘기업 6개 중 4개 기업이 기보의 지원을 받으며 성장했다. 기존에 수행하던 업무로도 충분히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지만, 또 다른 혁신을 위해 리스크를 짊어졌다. 공공기관인 기보 입장에서 한 기업에 100억원 규모의 보증을 선다는 것은 위험요인일 수 밖에 없다. 하지만 '2021년까지 유니콘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비상장 스타트업) 20개'를 만들겠다는 정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새로운 시도가 필요했고, 파격적인 정책을 내놨다. 협약은행 대출시에는 고정보증료 1.0%에 100% 전액보증 지원으로 대상기업의 금융비용을 대폭 절감시켰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추진하는 '제2 벤처붐'에 기보가 앞장 서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하반기에는 창업기업과 혁신성장기업의 기술보증에 역점을 두고 있다. 특허분쟁 및 해외출원 등으로 발생하는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 비용 부담을 덜어 기업의 안정적인 경영기반을 제공하기 위함이다. 올해 초 특허청의 특허공제사업 위탁기관으로 선정되며 오는 9월 출범을 위한 준비가 한창이다. 노란우산공제가 소기업·소상공인을 위한 대표 사회안전망으로 자리매김한 만큼 특허공제사업이 중소·중견기업에게 꼭 필요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겠다는 것이다.
또한, 박영선 장관이 발표한 중소기업 연구개발(R&D) 지원체계 혁신방안에도 기보가 포함돼 있다. 주력 신사업 중 하나로 추진되는 ‘테크브릿지(Tech-Bridge)’는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온라인 기술유통 플랫폼으로, 최근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추진항목에 포함돼 빠른 시행이 기대되는 사업이다. 기술보증기금은 기술혁신형 기업을 평가하는 노하우를 쌓아 왔던 만큼 이 사업에서도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정윤모 이사장이 서 있다. 행시 31회 출신인 정 이사장은 중소기업청 창업벤처국장, 청와대 중소기업비서관, 중소기업청 차장 등을 거친 중소기업 정책 전문가다. 지난 30년 동안 중소·벤처기업 지원 정책 입안과 기업을 육성하면서 정책 이해도를 높인 덕분에 중기부의 정책 기조를 맞춰갈 수 있었다는 평가다.
기보 관계자는 "앞으로도 중기부와 함께 중소기업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벤처혁신 종합지원 기관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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