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검찰청을 찾아가 구속을 자청한 CJ 이재현 회장의 장남 선호씨가 검찰청 직원들에게 털어놓은 솔직한 심경이다.
이씨는 5일 오후 6시 20분쯤 혼자 택시를 타고 인천지검을 찾아가 인신구속을 요청했다. "법적으로 가능하다면 하루빨리 구속되기를 바란다"는 것이 이씨의 요구였다.
검찰은 심신상태가 불안정해질 가능성 등 피의자의 심리상태를 고려해 5일 오후 8시 20분쯤 이씨를 긴급체포하기로 했다.
이후 검찰청사 내에서 설렁탕으로 식사를 마친 이씨는 "자신 때문에 주위 사람들이 많은 고통을 받고 있어 마음이 아프다"면서 “(체포되고 나니)차라리 홀가분하다”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자신의 잘못에 대해서는 처벌을 달게 받겠다면서 구속영장 실질심사에도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영장 실질심사에 피의자가 출석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힐 경우,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 가지고 판단해 구속여부를 판단한다.
또 6일 오전 회사를 통해 입장문을 내고 “그릇된 일로 인해 CJ 임직원들에게 큰 누를 끼치고, 많은 분께 실망감을 안겨드린 점에 대해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라고 말했다.
검찰과 CJ측 설명에 따르면 이날 이씨의 ‘자진출석’과 ‘구속자청’은 이씨 혼자 내린 결정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변론을 맡은 변호사가 긴급체포 소식을 듣고 뒤늦게 검찰청으로 달려왔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이씨는 지난 1일 오전 인천공항으로 입국하면서 액상대마 카트리지와 대마사탕, 대마젤리 수십개씩을 여행용 가방에 넣어 밀반입하다 적발됐다.
검찰은 적발 당일 이씨를 한 차례 조사한 뒤 귀가시켰다. 검찰은 이씨가 초범인데다 혐의를 시인했고 증거물이 모두 확보됐으며, 마약검사도 진행했기 때문에 불구속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반입량이 상당한데다 상습범일 가능성이 있어 중형이 불가피할 수 있는데도 불구속 처리를 했다는 점 때문에 특혜논란이 일기도 했다.
한편, 이씨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6일에 열릴 예정이다.
이 씨는 2013년 CJ제일제당에 입사해 바이오사업팀 부장으로 근무하다 올해 5월 식품전략기획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는 지난 1일 오전 4시 55분께 미국발 여객기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면서 변종 마약인 액상 대마 카트리지와 캔디·젤리형 대마를 밀반입하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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