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환율에도 은행권, 달러예금 쑥… 안전자산심리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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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석 기자
입력 2019-09-06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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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4대銀 예금 잔액 374억 달러… 전월 대비 6.8%↑

원·달러 환율 상승에도 불구하고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이 늘었다. 달러 가격이 더 오를 것으로 예상한 고객이 뭉칫돈을 넣어서다. 국내외 정세가 불안정하자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 심리도 강화됐다.

5일 은행권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신한·KB국민·우리·KEB하나은행의 달러예금 잔액은 전월 대비 23억9800만 달러 늘어난 374억 달러로 집계됐다.

특히 하나은행은 7월보다 18.7% 늘어난 152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권 최대 규모와 증가폭이다.

달러예금 잔액이 늘어난 이유는 향후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을 전망한 개인고객들의 자금이 유입됐기 때문이다.

7월 한 달 동안 1180~1190원대를 횡보하던 원·달러 환율은 8월5일 1215.3원을 기록한 후 한 달 넘게 1200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이날 위안화가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서자 원·달러 환율이 1250원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등장했다. 같은 달 13일에는 2016년 3월 이후 3년5개월만에 가장 높은 1223.0원을 기록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마감가 기준으로 올해 6월 원·달러 환율은 1156.2원까지 떨어졌다가 일본 수출규제가 시작된 7월 1184.8원까지 치솟았다”며 “특히 8월 초중반 환율이 급등하면서 추가상승 전망이 등장하자 은행들은 달러 중심으로 예금을 권해 잔액을 끌어 모으는 전략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유학생 자녀를 둔 부모, 달러로 대금을 지불해야 하는 수입업체 등 정기적으로 달러가 필요한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예금이 늘어난 것이다.

향후 국내외 경기 불안이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이 반영되면서 달러와 같은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심리가 강해진 면도 영향을 끼쳤다. 8월 5일 일본 규제의 영향으로 코스피와 코스닥이 각각 2.56%, 7.46%씩 떨어지면서 시가총액 33조5000억원이 증발했다. 그 결과 투자자의 눈길은 위험자산보다 달러, 금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쏠렸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고객이 원하는 자산 추이가 예·적금과 같은 안전한 자산 위주로 바뀌었다”며 “국내 경기가 악화된 현재 상황에서 안전자산으로 분류된 골드바를 구매하기 위해서는 며칠을 기다려야 하고, 달러를 중심으로 한 예금 상품도 고객 눈길을 끌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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