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식량기구, 바하마 긴급지원 "비상식량 8만t 공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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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언 기자
입력 2019-09-06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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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삶의 터전 잃은 바하마 주민들 절망…"재산피해 8조4000억원 추정"

  • 인명피해 20명서 더 늘어날 듯...美英 등 주변국도 지원 동참

폐허가 된 집터에서 좌절하는 바하마 주민[사진=AP연합뉴스]

세계 도처에서 허리케인 '도리안'으로 큰 피해를 본 바하마에 대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유엔 산하 세계식량계획(WFP)은 5일(현지시간) 카리브해 섬나라 바하마를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스테판 두자릭 유엔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WFP가 540만 달러(약 64억8000만원) 상당의 긴급자금을 통해 3개월간 3만9000명을 지원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또 WFP는 8만t의 비상식량을 구매했으며, 카리브해 물류창고가 위치한 파나마에서 공수하기로 했다고 대변인은 설명했다. 응급요원들의 통신을 지원하기 위해 위성 장비도 제공될 방침이다.

미국 해안경비대와 영국 해군은 일찌감치 구조와 구호작업에 동참한 데 이어 자메이카도 피해지역 안전을 위해 군 병력 150명을 파견 중이다.

유엔 측은 허리케인 피해가 집중된 아바코섬과 그랜드바하마섬에서만 지원이 시급한 인원이 약 7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앞서 허리케인 도리안이 몰고 온 강풍과 폭우가 잦아든 후 처참하게 부서진 집과 흔적도 없이 사라진 마을을 눈으로 확인한 바하마 주민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도리안 상륙을 앞두고 잠시 집을 떠나 대피소로 옮겼던 주민들은 자신의 보금자리가 며칠 만에 진흙으로 뒤덮인 잔해만 남은 것을 확인해야 했다.

지붕 위나 다락에 갇혀 며칠간 사투를 벌이다 구조된 이들도 폐허가 돼버린 집 밖 풍경에 충격을 받았다.

돌보던 89세 노인과 닷새 동안 물바다가 된 집에 갇혀 있다가 이웃에 구조된 간병인 캐스린 카트라이트(58)는 처참한 마을 모습에 말을 잃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들을 구조한 이웃 벤 앨런은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아바코는 누구나 오고 싶어하는 가장 아름다운 장소였는데 이젠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

피해지역을 둘러본 미국 CNN 방송의 폴라 뉴턴 기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 원래 있던 것의 90%가 망가졌다"고 말했다.

아직 피해 상황이 정확히 집계되지는 않았지만 피해가 컸던 아바코섬과 그랜드바하마섬 전체 주택의 절반 가까이가 허리케인으로 파손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재산관리업체 캐런 클라크 앤드 컴퍼니는 자동차와 기반시설을 제외한 주택 등의 재산 피해만 70억 달러(약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허리케인에 초토화한 바하마[사진=AP연합뉴스]

인명 피해 규모도 계속 늘어날 것으로 우려된다.

바하마 정부는 전날까지 사망자 수를 20명으로 집계하며, 수치가 더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AP통신은 그레이트아바코에서 나뭇가지 아래 누워있는 시신 한 구를 직접 목격했다고 전했다.

허버트 미니스 바하마 국무총리는 "역사적인 비극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며 외국 관광객들을 향해 바하마를 계속 찾아달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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