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이 13일 "지금 이산이 70년이 됐는데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이산가족의 한을 해결해주지 못한다는 것은, 서로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KBS '추석특별기획 2019 만남의 강은 흐른다' 방송에 출연, "다른 일들은 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이산가족 상봉만큼은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인도주의적 과제라고 생각한다"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4월 판문점에서 개최된 남북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이산가족 상봉 행사에 공감대를 형성한 점을 언급하면서 "우선 상봉 행사를 하는 것으로 합의문(판문점 선언)을 발표했는데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지 않아서 아쉽다"고도 말했다.
이어 이산가족들에게 "이른 시일 내에 상봉 행사부터 늘려가고 화상 상봉, 고향 방문, 성묘 등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희망을 가져주시고 정부의 뜻에 힘을 모아주시기 바란다"고 전했다.
문 대통령은 또한 2004년 7월에 열린 제10차 이산가족 상봉 행사 당시 모친과 함께 참석했던 일화에 대해서도 소개했다. 문 대통령의 선친은 함경남도 흥남 출신이며 모친 강한옥 여사는 함경남도 함주 출신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의 부모는 1950년 12월 흥남철수 때에 메러디스 빅토리호를 타고 경남 거제로 피란, 2년 뒤 거제에서 문 대통령을 낳았다.
문 대통령은 "이산가족 상봉 신청을 했는데 정작 우리 쪽 상봉 신청은 순서가 오지 않았고, 이모님이 북쪽에서 신청한 게 선정이 돼서 만나게 됐다"며 "제가 아마 평생 어머니에게 제일 효도했던 것이 이때 어머니를 모시고 갔던 게 아닌가 싶다"고 회상했다.
그러면서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함주군, 흥남시의 우리 옛날 살던 곳, 어머니 외갓집을 한번 갈 수 있으면 더 소원이 없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명절 때마다 더욱 느끼는 '잃어버린 고향'에 대한 아쉬움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부산과 서울 간에 열 몇시간씩 차가 막혀서 시간이 걸리기도 하고 그렇게 고생하며 고향을 찾는 모습이 너무 부러운 것"이라면서 "명절이 되면 우리로서는 잃어버린 고향, 부모님들로서는 돌아갈 수 없는 고향, 그런 것을 그리게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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