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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국 외국인 참석 연회에 서양식 아닌 한식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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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9-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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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1일부터 11월 24일까지 덕수궁 대한제국역사관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전

[문화재청]

대한제국 외국인 참석 연회에 서양식 코스요리가 아닌 한식이 제공된 것으로 조사됐다.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 덕수궁관리소가 21일부터 11월 24일까지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1층 전시실에서 ‘대한제국 황제의 식탁’ 특별전을 열고 대한제국 국빈 연회 상차림을 공개한다. 지금까지 대한제국 시기 외국인이 참석하는 연회에 서양식 코스요리가 제공됐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황제가 주최하고 참석한 경우 제공된 음식이 ‘한식’으로 고종이 대한제국을 선포하면서 내세운 구본신참(옛것을 유지하며 새것을 받아들임)의 개혁 방향이 담겨 있었다는 것이다.

덕수궁 관리소는 고종이 일본의 대한제국 병탄 저지를 위해 다양한 외교적 노력을 기울였고 미국의 아시아 순방단을 초청한 가운데 114년 전인 1905년 9월 20일 순방단 일원인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의 딸 앨리스 루스벨트 일행과 오찬을 가졌고 앨리스 루즈밸트의 자서전(혼잡의 시간들, 1934)과 대한제국 황실 오찬 식단의 기록(미국 뉴욕 공공도서관 소장)에서 고종이 ‘한식’을 대접한 사실을 직접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종이 대한제국을 방문한 국빈을 위해 준비했던 오찬의 메뉴판도 처음으로 공개한다.

덕수궁관리소는 대한제국 국빈을 위한 오찬의 메뉴판에 표기된 음식들을 전체 재현한 것은 처음으로 미국 뉴욕 공공도서관에 소장돼 있던 대한제국 황실 오찬 메뉴판 기록이 발견돼 가능했고 식단은 대한제국의 연회 음식이 서양식이었다는 견해를 뒤집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자료로 뒷면에 이번이 황제가 여성과 공식적으로 처음 식사한 자리였다고 기록돼 있다고 설명했다.

오찬의 음식들은 1902년 임인진연(1902년 고종의 망륙(51세) 되는 해를 기념한 진연례)이나 고종과 순종의 탄일상에 올렸던 음식 중에서 선택했고 17가지 요리와 3가지 장류(총 20가지)로 구성했다.

이번 행사는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의 연차 기획전시인 ‘황제의 의·식·주’ 중 두 번째 특별전으로, 지난해 10월 ‘의’를 주제로 한 ‘대한제국 황제 복식’을 소개한 데 이어 올해에는 ‘식’을 주제로 대한제국 황실의 음식문화를 다룬다. 서양 식문화의 도입으로 인한 황제의 상차림 변화상과 대한제국이 지향한 근대의 모습을 음식을 통해 조명해 본다.

특별전에는 고종의 탄일상에 올린 음식을 기록한 발기, 손탁의 서명이 있는 동의서, 황실 연회 초청장, 고종이 앨리스 루스벨트에게 하사한 고종과 순종의 어사진, 이화문 그릇 등도 처음 공개한다. 전통 연회에서 황제에게 진상한 음식과 황제가 외국 국빈에게 대접한 연회 음식을 유물과 사진, 문헌기록 등을 참고해 고증을 거쳐 재현하고, 전 과정을 촬영한 영상물을 상영한다. 영상 제작에는 궁중음식연구원(전통 연회 상차림 재현)과 신세계조선호텔(국빈 연회 음식 재현)이 참여했다. 신세계조선호텔은 2년 전에도 대한제국 황실이 외국 공사들에게 베푼 서양식 만찬을 재현한 가운데 이번에는 한식 연회 오찬을 재현했다.

개막식은 20일 덕수궁 석조전 대한제국역사관 중앙홀에서 열린다. 일반 관람은 21일부터 시작돼 월요일 휴관일을 제외하고 매일 관람할 수 있다. 특별전이 열리는 전시실은 예약 없이 관람할 수 있고, 해설사와 함께하는 기존 석조전 관람은 종전과 같이 예약제로 운영된다.

덕수궁에서 특별전 관람 후 한식문화관으로 이동하면 대한제국 국빈 연회 음식을 만들어 보는 요리 수업(참가비 있음)을 받을 수 있고, 내달 4일과 11일 대한제국기 식문화에 대한 특별 강연을 석조전 중앙홀에서 들을 수 있다. 행사에는 한복려 궁중음식연구원 원장과 주영하 한국학중앙연구원 교수가 강사로 참가한다.

참가 신청은 덕수궁 누리집에서 하면 된다. 내달 29일 요리 수업은 특별초청으로 진행해 일반 신청은 받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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