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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천 계성리사지서 육각형 금당지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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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한선 기자
입력 2019-09-30 0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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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 금강산 정양사와 유사 구도 특징

[문화재청]

강원 화천 계성리사지에서 육각형 금당지가 발견됐다.

문화재청은 화천군과 강원고고문화연구원이 시행한 화천 추정 계성리사지 유적 발굴조사에서 국내 최초로 육각형 모양의 건물지가 확인돼 10월 1일 현장을 공개한다고 밝혔다.

추정 계성리사지는 고려 전기에서 조선 후기까지 운영된 산지가람의 사찰로, 신라 말 고려 초의 일반적인 평지가람 배치의 특징을 갖춘 곳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보물 제496호 화천 계성리 석등 정비사업의 하나로 시행돼 중심사역으로 확인된 구역에서는 정밀발굴조사가, 외곽지역에는 시굴조사가 있었다. 조사결과 중심사역은 남북축선(건물이나 건축 배치 등 구성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중문지, 석탑지, 동·서 석등지, 금당(절의 본당) 추정 육각형 건물지가 위치하는 1탑 1금당의 가람배치(사찰 건물의 배치)가 뚜렷했다.

국내 절터에서 처음 확인된 평면 육각형의 건물지는 이번 발굴조사에서 성과로 평가되고 있다. 고려 전기 조성된 건물지는 가람배치상으로 볼 때 본존불을 모신 금당으로 추정되는 가운데, 육각형의 기단에 고맥이 초석(하방 밑에 생기는 화방벽과 만나는 초석 측면의 마감을 깨끗이 하기 위 해 만들어진 특수한 초석)을 사용했다.

기단 한 변의 길이는 약 5.4~5.7m, 적심(마루 서까래 뒷목 보강을 위해 큰 원목을 눌러 박은 것)의 지름은 약 1.8~2.2m로, 면적은 기단을 기준으로 약 88.2㎡이다. 이후 조선 시대에 가서 평면 방형으로 재건됐다. 정면은 3칸, 옆면은 3칸으로 면적은 약 132.7㎡이다. 건물지 중앙에는 평면 육각형의 쪼갠 돌(할석)이 깔려 있어 불상의 불대좌(부처나 보살 등을 안치하기 위한 대)가 놓여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육각형 모양의 법당지는 현재 북한 금강산 정양사에도 있는데, 이 정양사의 육각형 법당지(현 약사전) 중앙에도 석조본존불이 배치돼 비교 짐작이 가능하다.

제3호 건물지 내에서 확인된 궐수문(고사리 모양 무늬)이 조각된 타원형의 석조화덕시설은 그 동안 국내에서 확인된 고려 시대 화덕시설 중에는 가장 화려하고 격조 높은 시설로 고려 시대 차 문화의 단면을 보여주는 특징적인 유구로 볼 수 있다고 문화재청은 설명했다.

사찰 창건과 관련해서는, 고려 전기 관리인 최사위(고려 전기의 문신)의 묘지명에 계성사, 계성사와 유사한 사찰로 알려진 북한 금강산 정양사의 창건에 각각 관여한 행적이 기록돼 있다.

계성사와 정양사, 두 사찰 모두 육각형을 모형으로 하여 법당, 석탑, 석등이 축조되어 유사한 양상을 띄고 있는 것으로 보아 최사위가 두 사찰을 거의 같은 설계구도 속에서 대부분 건축물을 조성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문화재청은 “현재 추정 계성리사지 주변 시굴조사를 통해 부속건물터가 많이 분포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돼 사세와 위상이 컸던 사찰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며 “이곳이 북한 금강산의 정양사와 건축구조물에서 유사한 양상을 보이고 있어 금강산 관광 등 남북교류가 회복되면 두 사찰을 남북이 공동연구 해 볼 가치가 있는 사안으로, 연구 기회가 마련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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