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만난 정인영 디셈버앤컴퍼니자산운용 대표는 누구보다 일찍 로보어드바이저 전도사로 나섰다. 벌써 6년째 핀테크 스타트업인 디셈버앤컴퍼니를 이끌어왔다. 1979년생인 그는 서울대를 졸업하고 엔씨소프트에서 투자경영실장으로 일했다.
정 대표를 주축으로 금융 및 IT 전문가들이 디셈버앤컴퍼니로 뭉쳤다. 특히 정 대표는 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부 인맥을 활용해 실력 있는 IT 기술자들을 모았다.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회사를 그만두는 정 대표의 사업계획과 비전을 듣고 오히려 힘을 실어줬다고 한다.
창업 당시부터 디셈버앤컴퍼니가 시장의 주목을 받은 이유도 김 사장이 개인적으로 투자한 사실이 알려졌기 때문이다. 정 대표는 "기술과 산업이 바뀌는 걸 보면서도 금융이 가장 변화되는 모습이 없다는 걸 느끼고 창업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디셈버앤컴퍼니는 지난 4월 비대면 투자일임계약이 가능한 로보어드바이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핀트(Fint)'를 내놨다. '핀트'는 나에게 맞는 똑똑한 투자(Your Financial Intelligence)란 뜻을 담고 있다. 7월에는 애플 iOS 버전까지 출시했다.
핀트 앱은 '일상을 바꾸는 투자'란 슬로건을 갖고 사회 초년생부터 중장년층까지 손쉽게 글로벌 분산투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투자에 대한 판단‧자산 재조정이 인공지능(AI) '아이작(ISAAC)'을 통해 자동으로 이뤄진다.
아이작은 글로벌 상장지수펀드(ETF) 가운데 최적의 종목을 매일 결정해 자동으로 투자한다. 종목선정과 비중결정, 자동매매 3단계로 구분해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게 된다.
핀트 앱을 출시해 현재까지 약 1만5000명이 가입했으며 이 가운데 우선적으로 모의투자 서비스를 이용하는 고객은 절반 가까이 된다. 실투자 고객 중 70% 이상은 20~40대 초반이다.
실투자 고객의 평균 투자금액은 150만원 가량으로, 적은 금액으로도 일임서비스를 받는 등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본다. 최저 가입금액은 20만원이다. 핀트는 선취수수료 없이 1년 단위 자동갱신 계약시 수익금의 9.5%를 취득한다. 수익이 나지 않았다면 수수료를 수취하지 않는다.
정 대표는 "앞으로 핀트를 이용하는 실투자 고객이 100만명에 달하는 게 목표"라며 "해마다 대학 졸업자와 취업자를 5% 정도만 확보해도 목표치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그는 핀트 출시 후에도 사용자 경험과 기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려 한다.
국내 핀테크 선도기업으로서 보다 편리한 금융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제로페이 결제사업자로도 참여하는 등 핀트에 다양한 금융 서비스 기능을 추가해, 투자와 소비를 아우르는 인공지능 자산관리 서비스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정 대표는 "오픈뱅킹과 마이데이터, 제로페이 등 다양한 핀테크 정책을 적극 활용해 서비스를 발전시킬 것"이라며 "소액투자자도 부담 없이 전문적인 자산관리의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금융투자 혁신을 이끌고 싶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