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규 수출입은행장 취임…'합병론' 종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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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19-11-0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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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참여정부때 靑 근무·김경수 지사와 인연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갑작스레 제안한 정책금융기관의 합병 논의가 결국 종지부를 찍을 전망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은성수 금융위원장이 잇달아 부정적 입장을 피력한 데 이어 문재인 정부와 관계가 깊은 방문규 신임 수출입은행장이 취임하면서 합병 논의가 자연스레 소멸될 것으로 보인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방 행장의 취임으로 정책금융기관 합병론이 최종적으로 힘을 잃어버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방 행장은 이날 취임식을 가지고 임기를 시작할 예정이다.

사실 금융권에서는 방 행장의 취임을 예측하지 못했다. 지난 20여년간 수출입은행장은 국제금융 여러 분야를 두루 섭렵한 금융관료가 맡아왔기 때문이다. 방 행장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세계은행에 파견 근무한 경험이 있으나 그 이후 기획재정부 예산실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터라 금융관료로 평하기는 어려운 면이 있다.

다만 그는 참여정부 당시 대통령 비서실 선임행정관을 지냈으며, 여당에 소속된 김경수 경남지사 직속 경제혁신추진위원장을 맡은 경력이 있다. 이런 이력을 감안하면 문재인 정부의 주요 인사와 상당한 교류가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방 행장은 정부의 정책금융 청사진을 현실화하는 데 앞장설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이 제안한 정책금융기관 합병 논의가 힘을 잃어버린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현 정부와 긴밀한 관계를 가진 인사가 수장을 맡게 된 수출입은행을 외부에서 쉽사리 건드릴 수 없으리라는 시각이다.

현재 금융당국 수장들도 이 같은 시각을 보강하고 있다. 은 위원장은 지난달 이 회장의 합병 논의에 대해 "그분(이 회장)이 개인적 의견이라고 한 것이라 앞으로 논란이 없었으면 좋겠다"며 사실상 합병 가능성을 일축했다.

홍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지난달 말 "두 기관의 합병을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고 일축했다.

수출입은행 내부에서도 합병론을 잠재울 최후의 수단으로 방 행장의 취임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수출입은행 관계자는 "이 회장의 발언은 수은 행장의 공석 기간을 틈타 나온 발언 같다"며 "방 행장의 취임으로 자리가 채워진 만큼 합병 논의도 종지부를 찍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회장은 지난 9월 자신의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정책금융기관의 분산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산은과 수은의 합병을 정부에 공식적으로 건의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정무위원회 국정감사 등에서도 합병이 필요하다는 소신을 재차 언급했다.

 

[사진=수출입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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