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 평가 기간, 31일 민주당 제출 법안만 184건...마감 다음날 의안과 '텅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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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욱 기자
입력 2019-11-01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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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감 이후 민주당 의원 발의 법안 '급증'...의원 평가 반영

1일 오전 국회 본관 7층 의안과 사무실에는 직원들의 타자 소리만 들렸다. '의안 접수' 팻말이 놓인 접수대는 비어있고 담당 직원만 앉아 있었다. 한창 업무 시간인 늦은 오전이었지만, 법안에 접수하기 위해 방문한 보좌진들은 아무도 보이지 않았다. 전날인 31일 오후, 같은 의안과 사무실이 더불어민주당 의원 보좌진들로 붐볐던 모습과 사뭇 달랐다. 이날로 민주당의 현역 의원평가 항목인 법안 발의·토론회 개최 건수의 점수 반영이 마감됐다.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 발의에 열을 냈던 이유는 다음 달 4일부터 시작되는 현역 의원 최종평가지표 중 하나가 '대표 발의 법안 수'이기 때문이다.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에 들 경우 공천에서 크게 불이익을 받을 수 있어 의원실마다 이를 피하고자 막판 '스퍼트'를 낸 것이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국정감사 종료 다음 날인 지난달 23일부터 30일까지 민주당 의원들이 발의한 법안은 200여건에 달한다. 마지막 날인 31일에도 184건을 제출했다. 지난 9월 같은 기간 민주당 의원 발의 법안은 90건 정도였다. 반면 1일 오전 11시 기준 접수된 법안은 '0'건이다.

법안 발의는 국회의원의 기본 역할이지만 총선을 앞두고 의원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한 목적으로 마감일에 맞춰 '벼락치기식 꼼수발의'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무더기 법안 발의를 비판적으로 보는 당내 분위기도 있다. 주로 국회 보좌진들이 익명으로 글을 게시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의도 옆 대나무 숲’에는 지난달 30일 "지금 각 의원실에서는 공익적 가치에 대한 고민이라곤 눈 씻고 찾아볼 수 없는 이상한 법들이 경쟁적으로 발의되고 있다"고 썼다. 이 작성자는 선출직 공직자평가 방식에 문제를 지적하며 "이상한 법안이라도 법안 발의 개수만 채우고, 내용도 없는 토론회라도 개최만 하면 '좋은 국회의원'이 될 수 있다고 선동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며 비판했다.

앞선 9월 민주당은 △의정활동(34%) △기여활동(26%) △공약 이행 활동(10%) △지역 활동(30%) 등 4가지 최종 평가 기준을 발표했다. 이를 기준으로 의원들이 공천을 받기 위한 준비에 열을 올린 것이다.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이인영 원내대표가 30일 오전 서울 구로구 케이웨더에서 열린 데이터 경제 활성화를 위한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수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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