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는 3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51차 국무회의에서 향후 20년 국토의 장기적인 발전 방향을 제시하는 '제5차 국토종합계획안'에 대해 심의·의결했다.
지난 1972년 제1차 계획을 시작으로 국토 발전의 밑그림이 돼 왔던 국토종합계획은 이번 제5차 계획을 통해 오는 2020년부터 2040년까지의 국토 정책에 대한 비전을 새롭게 제시한다.
제5차 계획이 이전 계획과 갖는 가장 큰 차이점은 국가 주도의 성장과 개발 중심에서 탈피했다는 것이다. 특히 인구 감소와 인구 구조 변화에 따른 스마트한 공간 재배치 전략이 마련된 것도 특징이다.
이번 계획에는 △균형 국토 △스마트 국토 △혁신 국토의 3대 목표와 이를 실현하기 위한 6가지 발전 전략이 담겼다.
먼저 계획에는 지역별 특징과 수요를 고려한 지역 간 협력 사업을 발굴해 균형 발전을 추진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계획안은 지역과의 자유로운 연대와 협력적 관계를 중시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복수의 지방자치단체가 산업, 관광, 문화 등을 매개로 개성 있는 지역 발전을 꾀할 수 있는 협력 사업을 직접 발굴하고, 중앙정부는 투자협약 제도 등으로 이를 지원하며 국가의 균형 발전을 추진한다.
이번 계획 수립 과정에서 지자체가 제안한 광역 연계·협력 사업들은 앞으로 중앙부처와의 협의 등 절차를 거쳐 추진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
계획에는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해 규제자유특구 지정을 토대로 지역 여건에 맞는 신산업 육성 기반을 구축하고 지역별 혁신성장 공간을 확충하는 내용도 담겼다.
지역 간 연계 관광자원 발굴을 지원하는 등 지역 경제 동반성장을 추진하고 관광산업 활성화도 지원한다. 접근성이 높은 국제공항, KTX역 등은 관광 거점으로 조성한다. 배후시설 유치, 지역 관광 콘텐츠 연계 등으로 신규 관광객을 유치하고 지역으로의 관광객 확산을 위한 관문으로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국토종합계획안의 가장 두드러진 여건 변화는 20년의 계획 기간 중 처음으로 인구가 감소한다는 점이다. 계획에는 이로 인한 충격을 완화할 수 있는 스마트 공간 재배치 전략이 처음으로 제시됐다.
이를 위해 교통축·생활문화축 등을 중심으로 주요 거점 공간을 압축적으로 재편하고, 녹지 공간을 최대한 확충키로 했다.
농촌 마을 단위는 기존 기반시설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 수요응답형 교통 체계 등을 활용해 생활 사회간접자본(SOC)으로의 접근성을 개선하는 등 기초적인 삶의 질을 보장할 예정이다.
고령인구 증가 등에 대비해 고령자의 특성을 고려한 공간설계 등을 반영하는 방식의 도시공간을 계획하고, 주거와 건강관리 등 복지 서비스가 가능한 고령자 복지주택을 확산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계획에는 기후 변화를 고려해 국토와 환경의 통합 관리를 추진하는 내용이 담겼다.
국토부와 환경부가 협업을 통해 국토종합계획(국토부)과 국가환경종합계획(환경부)이 상호 보완적으로 수립될 수 있도록 국토 환경 네트워크 강화, 기후 변화 대비 등 5대 전략을 마련했고, 상호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계획 수립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제5차 계획에서는 온실가스 감축 목표를 이행하고, 바람길 등 미세먼지 분산에 유리한 도시공간구조로 깨끗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조성하는 내용도 담겼다.
아울러 백두대간 등 국토 생태축을 보전·복구하고, 산업 쇠퇴로 발생한 오염·방치공간을 문화예술공간으로 활용하는 등 복원과 재생으로 국토 회복력도 높일 계획이다.
인프라의 효율적인 구축·운영과 기존 교통 체계의 혁신해 미래에 대비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전국을 2시간대, 대도시권을 30분대로 연결하기 위해 도로, 철도 단절 구간을 연결하는 등 국가 교통 네트워크를 보완하고, 고속 철도 서비스 확대로 전국에 'X자'형 고속 교통망을 구축한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등 광역 철도망 구축, 대심도 지하 도로 추진 등 지난 10월 발표된 '광역교통비전 2030'의 내용도 반영됐다.
자율주행차 등의 등장과 개인용 모빌리티 증가에 대응해 도로·보도로 이뤄진 기존 도로체계를 개편하고 드론과 소형 비행기 등 다양한 항공교통수단이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는 항공교통체계를 구축하는 내용 등도 포함됐다. 이는 내년 수립 예정인 '제2차 국가기간교통망 계획(2021∼2040)'에서 구체화된다.
이 밖에 '대륙과 해양을 잇는 평화 국토 조성'도 여섯 가지 전략 중 하나로 포함됐다.
국토정책위원회와 국무회의를 통해 심의·의결된 제5차 국토종합계획안은 대통령 승인만을 남겨두고 있으며, 확정 시 새로운 국토계획 실현을 위해 2021년을 시작으로 준비 중인 각 부처와 지자체 중장기 계획에서 구체화될 예정이다.
김현미 국토부 장관은 "향후 국토의 미래를 실현해 나가는 과정에서 국민과 지역의 역할이 중요하다"며 "각 중앙행정기관은 꼼꼼한 실천 계획을 수립해 국토종합계획의 실효성을 높여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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