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쌀 이유식' UN 식품시장 진출...2조원 규모

UN 조달시장, 韓 점유율 1% 그쳐

농식품부 "식품 분야 곡물 이유식·영양보충식 진출 가능성 커"

정부가 연간 19억 달러(약 2조2000억원) 규모의 국제연합(UN) 식품 조달시장 진출을 위한 전략 마련에 나섰다. 상온 수에 녹는 쌀가루 이유식이나 설탕·분유 등 품목의 진입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에 따라 관련 기업들의 진출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조달청·산업통상자원부와 지난 9일 서울 양재동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한국 농식품 및 연관 산업 유엔 조달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를 개최했다고 10일 밝혔다.

UN 조달시장은 유엔아동기구(UNICEF)·세계식량계획(WFP)·유엔조달국(UNPD)·유엔개발계획(UNDP)·유엔난민기구(UNHCR) 등 산하기구들이 구매하는 물품·서비스 등이다.

2018년 기준 연 18억800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에 달하지만 우리나라 시장 점유율은 1.08%(약 2억 달러)로 35위에 그치고 있다. 주로 의약품, 의료기기, 관리 서비스 등을 조달한다.

농식품부는 연 19억 달러 규모의 UN 식품 조달시장 중 WFP(16억 달러)와 UNICEF(1억1000만 달러)의 주요 조달 상품 중 곡물 이유식·영양보충식 분야에 한국 식품기업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관련 업계와 국제기구 수요에 맞는 신규 상품 개발을 지원해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연간 4억 달러(4800억원)의 비중을 차지하는 곡물 이유식인 '슈퍼시리얼' 분야에는 네덜란드, 이탈리아, 터키의 3개사가 조달하고 있다. 정부는 기존 옥수숫가루에서 쌀가루로 배합해 영양을 높이고 상온 수에 이유식이 바로 녹도록 만들어 낙후 지역의 섭취 편의성을 높이는 등 경쟁력 있는 신규 제품을 개발해 시장 진출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이밖에도 설탕·분유 등 일반 식품류와 농약·비료 등 농업 전후방 연관 산업 분야도 유엔 공급 조달 품목으로 진출 가능성이 있는 분야로 꼽힌다.

농식품부는 조달청·한국조달연구원·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등 조달 지원 전문기관들과 '한국 농식품 유엔 조달시장 진출 지원협의회'를 구성해 단계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김상진 농식품부 수출진흥과장은 “해외 조달 시장은 진입 장벽으로 인해 개별 기업만의 노력으로는 진출에 한계가 있어, 정부와 관계기관의 정책적인 지원이 중요하다”며 "기업들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을 마련해 2020년 한국 농식품이 유엔 조달시장에 진출하는 첫걸음을 뗄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서 열린 '한국 농식품 및 연관 산업 유엔 조달시장 진출 전략 설명회'.[사진=농림축산식품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