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11월 은행권 위안화 신규대출이 1조3900억 위안(약 235조5000억원)에 달했다고 발표했다. 전달의 6189억 위안의 갑절로 늘어난 것으로, 앞서 시장 예상치인 1조2000억 위안도 웃돌았다고 중국 증권시보 등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
가계, 기업 대출이 모두 증가했으며, 특히 중장기 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가계 단기·중장기대출이 각각 2142억, 4689억 위안씩 늘었다. 비(非) 금융기업 단기·중장기 대출도 각각 1643억, 4206억 위안씩 증가했다.
중국 전체 시중 유동성을 반영하는 지표인 사회융자총량은 1조7500억 위안으로, 시장 예상치인 1조4000억 위안을 훌쩍 뛰어넘었다. 11월말 광의통화(M2) 증가율은 전달보다 0.2% 포인트 줄어든 8.2%로, 시장 예상치(8.5%)를 밑돌았다.
이에 인민은행은 인플레이션 압박 속에서도 추가 통화완화 조치를 내놓았다. 지난달 실질적인 대출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1년물 대출우대금리(LPR)를 4.2%에서 4.15%로, 0.05%포인트 인하했다. 이에 앞서 중기유동성지원창구(MLF) , 역레포(역환매조건부채권) 입찰금리도 내렸다. 잇단 추가 통화완화 조치로 대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신규 대출 수요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말 추가 지급준비율을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는 잦아드는 모습이다.
화창춘 국태군안연구소 수석 경제학자는 "지난 6일 인민은행이 1년 만기 MLF를 통해 3000억 위안 규모의 유동성을 투입한만큼, 단기간내 추가 지준율 인하 단행 가능성은 낮아졌다"고 했다. 그는 인플레이션(지속적인 물가상승) 압박이 완화돼 통화정책 운용 여지가 생기는 내년 2분기쯤 지준율을 인하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11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4.5% 상승, 약 8년 만의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이는 중국 정부의 올해 물가 목표 억제선인 3%를 훌쩍 웃돈다.
다만 저우훙리 DBS은행 고급 이코노미스트는 "대부분의 대출이 여전히 대형 국유기업으로 유입되며 실질적으로 민영기업들은 대출난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추가 지준율 인하 여부는 미·중 양국간 무역협상 진전 여부에 달려있다고 했다. 그는 미·중간 1단계 무역합의가 불발돼 무역전쟁 수위가 높아져 경기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며 늦어도 내년 1월 전까지 한 차례 지준율 인하 단행이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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