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경 명예회장 'LG, 가전명가'의 초석을 다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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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애신 기자
입력 2019-12-14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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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가 '가전 명가'라는 극찬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구자경 LG명예회장의 든든한 지원에서부터 비롯됐다. 

구자경 명예회장이 강력하게 추진한 기술 연구개발의 결과 국내 최초 제품을 연달아 출시했다. 금성사는 19인치 컬러 TV, 공냉식 중앙집중 에어컨, 전자식 VCR, 프로젝션 TV, CD플레이어, 슬림형 냉장고 등 영상미디어와 생활가전 분야에서 수많은 제품을 개발했다. 국내 최고의 가전 회사로서 입지를 굳혀 나갔다.

당시를 회상하며 구 명예회장은 "1970년에 냉장실과 냉동실을 분리한 2중 구조의 ‘투 도어 냉장고’를 개발한 것과 1974년에 개발한 가스레인지, 1977년 19인치 컬러TV를 생산한 것 등이 특히 기억에 남는다"고 밝히기도 했다.
 

구 명예회장(오른쪽 세번째)이 미국 현지생산법인(GSAI)에서 생산된 제1호 컬러TV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컬러TV 생산은 1975년 구미 공단에 연산 50만 대의 대단위 TV 생산 공장이 준공되면서 본격화됐다. 구미 공장의 준공은 한국 전자 공업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고 평가할 정도로 우리나라 전자 공업 발전에 커다란 획을 긋는 일대 사건이었다.

당시 컬러TV는 국내의 컬러 방송 시기가 미정이라 국내 시판이 어려운 상황이었지만, 글로벌 기술 흐름에 뒤쳐지지 않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에 따라 전량을 미국 수출용으로 먼저 생산하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이후 우리나라 수출에서 가전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이 급격히 확대됐다.

구 명예회장은 구미 공장을 비롯해 현재 LG의 국내 주요 생산거점이 되고 있는 전자 및 화학 분야의 수많은 공장을 건설하는 데 박차를 가했다.

1975년 금성사 구미 TV생산공장에 이어 1976년에는 냉장고, 공조기, 세탁기, 엘리베이터, 컴프레서 등의 생산시설이 포함된 국내 최대의 종합 전자기기 공장인 창원공장을 건립했다. 창원공장 준공식 당시 구 명예회장은 "이 공장이 서고 보면 냉장고의 컴프레서 제품까지 완전 국산화될 것이고, 기종도 다양하게 개발하게 될 것이므로 전기 부문의 새로운 비약의 계기가 마련된 것"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1983년부터 1986년 말까지는 미래 첨단기술시대에 대비해 컴퓨터, VCR 등을 생산하는 평택공장을 구축하며 오늘날 전자 산업 강국의 기틀을 닦았다.

화학분야에서는 1970년대 울산에 하이타이(가루비누), 화장비누, PVC(폴리염화비닐)파이프, DOP(프탈산디옥틸), 솔비톨 등 8개의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면서부터 종합 화학회사로의 발돋움을 본격화했다.
 

구자경 명예회장(가운데)이 럭키(현 LG화학) 청주공장에서 생산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LG그룹 제공]

또 전남 여천 석유화학단지에 1970년대 중반부터 1990년대 초까지 PVC레진, ABS(아크릴로니트릴부타디엔), 납사(나프타) 분해공장 등을 구축해 정유(당시 호남정유)부터 석유화학 기초유분 및 합성수지까지 석유화학 분야의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럭키 여천공장 가동은 1970년대까지 가공산업 위주였던 국내 화학산업을 석유화학 원료산업으로 전환하는 이정표다. 원료의 안정적인 수급이 중요한 석유화학 산업에서 수입에 의존하던 원료를 직접 생산하게 됨으로써 석유화학 산업 발전의 토대를 마련했다.

1980년대 초반에는 늘어나는 제품 수요에 대응하고 전국적 제품 공급을 원활이 하기 위해 한반도의 중간지점인 충북 청주에 치약, 칫솔, 모노륨, 액체세제 등을 생산하는 생활용품 종합공장인 럭키 청주공장을 건설했다.

또 부친인 구인회 창업회장이 플라스틱 사업에 전념하고자 지난 1954년 완전히 철수했던 화장품 사업으로의 재 진출을 결정하고, 청주공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화장품 공장을 건설하여 창업 당시의 사업영역이던 화장품 사업을 이어가기도 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한국종합화학의 나주 공장을 인수해 국제규모의 종합화학으로 커나가는 계기를 만들었다. 인수 당시의 시설을 몇 차례 개조하고 증설하여 옥탄올, 이소부탄올, 아크릴레이트 등 석유화학제품의 생산량을 늘려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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