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9단, 오늘 국산 AI NHN '한돌'과 은퇴대국… '신의 한 수' 나올까

이세돌 '흑'으로 2점 깔고 시작… 3국은 엘도라도 리조트서 개최

이세돌 9단이 NHN의 자체 개발한 국산 AI 바둑 프로그램 '한돌(HanDol)'과 마지막 대결을 펼친다. 지난 2016년 구글 딥마인드가 개발한 바둑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대결을 펼친 지 3년 9개월 만이다. 이세돌 9단은 이번 대국을 끝으로 은퇴한다.

NHN은 18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바디프랜드 브레인마사지배 이세돌 VS 한돌' 3번기 중 1국이 개최된다고 밝혔다.

18일과 19일에 열리는 1, 2국은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진행되며 마지막 3국은 21일 이 9단의 고향인 전남 신안군 엘도라도 리조트에서 열린다.

국산 AI 한돌은 NHN이 개발한 국산 AI 바둑 프로그램이다. NHN은 1999년부터 '한게임 바둑'을 서비스하며 축적한 방대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10개월 간의 개발 기간을 거쳐 2017년 12월 한돌을 출시했다.

한돌은 초기 사람의 기보를 토대로 학습한 후 자가 대국 기보로 학습한 가치망(승리 확률을 구하는 딥러닝 모델)을 통해 승리 확률을 얻어 다음 수를 예측했다. 이어 2019년 공개된 '한돌 3.0' 버전은 사람이 둔 기보를 보지 않고 자가 대국을 통해 생성한 기보로 반복 학습함으로써 성능을 개선하고 있다.

한돌의 기력은 '알파고 제로'와 '알파 제로'의 중간 정도로 예측된다. 알파고는 이세돌 9단과 겨룬 '알파고 리(Lee)', 커제 9단과 대결한 '알파고 마스터'를 거쳐 '알파고 제로'와 '알파 제로'로 발전했다. 3년 전 이 9단과 대결한 알파고보다 발전한 AI인 셈이다. 

바둑 기사의 기력을 측정하는 '엘로 레이팅'(Elo rating)으로 평가할 때 한돌 3.0은 4500을 넘는 것으로 NHN은 추산했다. 알파고 리는 3700, 인간 9단은 평균 3500 정도로 평가된다. 앞서 한돌은 '한돌 2.1' 버전이던 시절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박정환 9단 등 국내의 유수 프로기사들을 차례로 격파했다. 2.1버전의 엘로레이팅은 4200 수준으로 측정된다.

이번 대국은 이 9단이 흑을 잡고 두 점을 깔고 시작하는 '치수고치기'로 치러진다. 치수고치기는 실력이 약한 쪽이 바둑돌을 몆 점 미리 깔아놓는 접바둑에서 시작해 결과에 따라 다음 대국의 조건을 조정한다. 만약 이 9단이 1국에서 승리할 경우 2국은 치수 없이 맞바둑(호선)으로 열린다. 2국에서 이 9단이 또 승리할 경우 백을 잡고 한돌이 2점을 깔고 시작한다.

반대로 1국에서 이 9단이 지면 2국에서는 이 9단이 3점을 깔고 시작하며 또 패배할 경우 3국에서는 4점을 깔게 된다.

한돌은 지금까지 맞바둑을 중심으로 학습했기 때문에 접바둑에서는 결과를 가늠하기 어려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세돌 9단이 지난 2016년 서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