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스턴트 라면 등 일부 상품에 대해 COVID19 감염 확산을 우려한 소비자들이 사재기에 나서는 움직임이 있다. = 5일, 태국 방콕 (사진=NNA)]
[NNA] 태국, COVID19로 사재기 나서... 한국에서 대거 귀국, 불안감 확산
태국 수도 방콕에서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한 폐렴(COVID19)의 확산을 우려하는 소비자들이 식품 사재기에 나서고 있다. COVID19 확산이 심각한 한국에서 많은 태국 불법체류 노동자가 귀국해, 태국 내에 감염이 급속하게 확산되는거 아니냐는 경계심이 높아지고 있는데 따른 것. 사재기 움직임에 대해 소매사업자 등은 충분한 공급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소비자들에게 냉정함을 유지해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슈퍼마켓 '맥스벨류'를 운영하는 일본 이온의 태국 법인 이온 타일랜드의 마케팅 부문 관계자는 5일, NNA에 대해 마스크 및 소독제와 함께 최근 음료수, 인스턴트 라면, 통조림, 휴지 등을 사재기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고 밝혔다. 마스크 및 소독제에 대해서는 이전부터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었으나, 식품 및 휴지 등의 수요가 급속히 늘어난 것은 지난주부터라고 한다.
방콕 포스트에 의하면, '탑스 마켓', '테스코 로터리', '빅C', '구르메 마켓' 등 방콕의 주요 슈퍼마켓에서도 지난주 말부터 인스턴트 라면, 즉석밥, 통조림 등 보존식품을 비롯해 휴지나 음료수 등의 품귀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광경"이라고 구르메 마켓 등을 운영하는 더 몰 그룹의 차이랏 부사장은 표현했다. 차이랏 부사장은 처음에는 2월 말이 급여를 받는 시기라 일시적으로 판매가 늘었다고 생각했으나, 판매가 급증하는 상품이 인스턴트 라면 등 보존식품과 음료수에 편중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차이랏 부사장은 COVID19가 시민의 소비행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당분간 소비자들의 소비 움직임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온 타일랜드의 관계자 및 차이랏 부사장은 모두 보존식품의 재고는 충분이 있다고 강조했다. 더 몰 그룹이 운영하는 소매점의 경우, 통상 상품재고는 15일치이나, 지금은 2배인 30일치로 재고를 늘려 상품부족 사태가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하고 있다.
한편 소비재 대형기업 사하 그룹의 계열사로, '마마' 브랜드의 인스턴트 라면을 제조, 판매하는 태국 프레지던트 푸드의 한 간부는 이 회사의 현재 공장가동률은 70~80%이며, 공급능력에는 충분히 여유가 있다고 설명했다.
상무부 무역정책전략사무국(TPSO)의 핌차녹 사무국장도 5일 기자회견에서 사재기 움직임에 대해, 식품에 관해서는 충분한 공급능력이 있다고 강조하며, 국민들에게 침착한 행동을 당부했다.
■ "이미 사재기 시작", "유언비어에 속지 말라"
소비자들 사이에서 COVID19 확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5일 시점에 확진자가 6000명에 달하는 등 사태가 심각한 한국에서 수많은 태국 불법노동자가 귀국길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방콕 포스트에 의하면 한국 정부는 불법체류 외국인에 대해 2020년 7월 말까지 자발적으로 귀국한다는 조건으로 처벌을 일체 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이에 따라 지난해 12월부터 올 1월까지 약 5000명의 태국인 불법노동자가 귀국길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 현재 태국 시민들 사이에서는 한국에서 귀국한 사람들로 인해 태국 내에 감염자가 갑자기 증가하는거 아니냐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항공사 승무원인 태국 여성(27)은 NNA에 대해, "처음에는 COVID19에 대해 그다지 걱정하지 않았으나, 한국에서 5000명이나 되는 불법노동자가 귀국하게 되면, 사태는 갑작스럽게 악화될지 모른다. 앞으로 뉴스 등을 유심히 보면서, 정부의 대처가 불충분하다고 판단되면 일용품을 비축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비축이 필요한 품목으로 휴지 등을 꼽았다.
아울러 이미 인스턴트 라면, 냉동식품, 통조림, 휴지, 음료수 등의 비축에 나섰다는 태국인 남성 교사(25)는 "현 정부가 사태를 충분히 수습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건이 없어지기 전에 확보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태국인 대학생 여성(24)은 "국내 감염자가 100명도 되지 않기 때문에 그다지 심각한 상황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소비자들은 유언비어에 속아 패닉상태에 빠져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 한국 귀국자 17명이 고열
방콕 포스트에 의하면, 정부는 한국에서 귀국한 태국인 불법노동자에 대해, 귀국 후 14일간 격리조치를 실시한다고 결정했다. 특히 감염자가 많은 대구시 및 경상북도에서 귀국한 사람에 대한 감시를 강화한다. 쁘라윳 짠오차(Prayuth Chanocha) 총리는 한국에서 출국전 심사에서 음성인 태국인만 귀국을 허용하며, 태국 도착과 동시에 지정시설에 격리한다는 방침을 표명했다.
4일 한국에서 귀국한 불법노동자 158명 중 17명이 고열증상을 보였다. 모두 한국 출국 전 검사에서는 감염이 확인되지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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