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증시] 시진핑 “창업판 개혁하라”…벤처기업 전용증시 '손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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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0-04-28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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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하이판 나스닥' 커촹반처럼 주식등록제 시범 실시

  • 적자기업 상장 허용, 투자자 조건 강화, 주가 상·하한폭 제한 완화

  • 코로나19 경기 둔화 속 중소벤처기업 자금조달 한층 수월해질 전망

중국이 경기 둔화 속 벤처기업의 주식시장을 통한 자금조달을 좀 더 용이하게 하기 위해 벤처기업 전용증시인 촹예반(創業板, 창업판, 영문명·차이넥스트) 제도 손질에 나섰다.

중국 매일경제신문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는 27일 '촹예반 개혁 및 등록제 시범 시행 방안(이하 개혁안)'을 공개하고 각계 의견 수렴 절차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이는 이날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전면심화개혁 회의에서 촹예반 개혁안을 통과시킨데 따른 후속 조치다. 회의에선 촹예반 등록제 시범 실시를 골자로 하는 개혁을 통해 다른 자본시장과의 차별화를 모색해야 함을 강조했다.

개혁안의 핵심은 촹예반에서 주식등록제(注冊制)를 시범적으로 실시하는 것이다. 주식등록제는 현행 인가제와 달리 상장 예비기업들이 필요한 서류만 제대로 제출하면 거래소에서 검증하고 20거래일 이내 증감회 등록절차를 거쳐 바로 상장하는 것이다. 그동안 기업들이 증감회로부터 상장 승인 인가를 받기 위해 길게는 수년씩 대기해야 했던 것과 비교된다.

그동안 주식등록제는 '상하이판 나스닥'으로 불리는 하이테크기업 전용 증시인 '커촹반(科創板·과학혁신판)'에서만 시범적으로 시행됐는데, 앞으로는 촹예반으로 확대 실시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벤처기업들이 좀 더 수월하게 주식시장에 상장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또 상장기업 문턱도 낮춰 적자기업도 잠재적인 시장가치가 높으면 상장할 수 있도록 했다. 예를 들면 적자기업이더라도 시가총액이 50억 위안(약 8650억원) 이상, 1년간 매출이 3억 위안 이상이면 상장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그동안 최신 회계년도에서 적자를 입은 기업은 촹예반에 상장할 수 없었던 것과 비교된다. 

특수지분 구조를 가진 기업 상장도 허용한다. 구체적으로 언급되진 않았지만 커촹반처럼 차등의결권 제도나 계약통제모델(VIE, Variable Interest Entities)도 허용한다는 의미로 읽힌다. 

이밖에 창업판에서도 커촹반처럼 주가 상·하한폭 제한을 크게 완화했다. 상장 후 5거래일간 주가 상·하한폭 제한을 두지 않고, 그 이후부터는 일일 상·하한폭을 ±20%로 늘리기로 한 것이다. 기존엔 상장 첫날에만 상·하한폭 제한을 ±44%로 두고, 그 이후부터는 ±10%로 제한했다.

촹예반은 상장기업이나 주식거래 조건을 완화하는 대신, 투자자에 대한 조건은 한층 까다로워졌다. 그동안엔 최소 2년간 주식거래 경험만 요구했는데, 앞으로는 촹예반 투자 20거래일 이전 주식계좌 운용자산이 하루 평균 10만 위안 이상이라는 자본 요건도 함께 충족시키도록 한 것이다. 
 

커촹반 vs 촹예반 비교[사진=아주경제DB]



이번 촹예반 개혁으로 중국 벤처기업들의 자금 조달은 더욱 수월해질 전망이다. 특히 코로나 19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들의 촹예반 상장이 몰릴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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