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환 농협축산경제 대표이사는 코로나19 못지않게 ASF 대처에 신경을 곤두세웠다.
지난해 10월 이후 사육돼지의 ASF 재발생은 없지만 언제 다시 고개를 들지 모르는 상황이다. 코로나19처럼 ASF도 백신·치료제가 없어 발병 시 돼지 치사율이 100%에 달하는 전염병이라는 이유에서다.
단기간에 ASF 확진 차단이 가능했던 것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양돈농가의 합동 방역도 있었지만 농협축산경제의 공이 컸다는 평가다. 농가가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예방적 살처분에 나설 수 있도록 농협축산경제가 중심이 돼 선제적 대응을 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월 60만원가량인 생활안정자금으로 농가의 살처분을 보상하기에는 역부족이라며 생활안정자금 현실화 논의를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생멧돼지 ASF 확진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돼지 재입식도 6개월 또는 1년 이상 기약 없이 미뤄지고 있다. 야생멧돼지로부터 사육돼지로 확진될 우려 때문에 정부는 현재 접경 지역 양돈농가들의 재입식을 막고 있다.
김 대표는 “돼지 재입식과 관련한 구체적 시기를 알려주는 것이 중요한 만큼 정부, 축산단체와 협력해 농가의 의견이 최대한 반영되도록 정책 실무자들과 돼지 재입식 세부절차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퇴비가 썩어서 익힌 정도를 뜻하는 퇴비 부숙도 제도에도 농가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게 김 대표의 설명이다.
정부는 올해 3월 25일부터 모든 가축에서 발생하는 퇴비의 부숙도 검사를 의무화했다. 퇴비를 통한 오염과 악취를 줄이고, 친환경적 퇴비 공급이 목적이다. 이를 위반한 농가에는 과태료를 부과하거나 정지 명령을 내리는데, 아직 준비 기간이 필요하다는 농가 요구에 따라 정부는 시행을 1년 유예했다.
농협축산경제는 내년 퇴비 부숙도 제도 본격화에 대비해 전국 각 축협에 부숙도 전담지원반을 구성했다. 지원반은 퇴비 부숙 관리 기술과 검사 절차, 시료 채취 방법 등에 대한 농가별 1:1 맞춤형 컨설팅을 실시하고 있다.
또 퇴비 부숙에 대한 농가의 불안을 덜어주기 위해 퇴비 유통 전문조직도 구성했다. 농·축협 55곳에 퇴비 교반 및 살포 장비 구입을 위해 38억원의 예산을 지원했다.
김 대표는 “아직 퇴비 부숙제에 익숙지 않은 농가들의 자발적 부숙 활동을 유도하고, 냄새도 줄일 수 있는 자재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부숙이 의무화되면 친환경 축산이 가능해지고, 가축 분뇨에서 나오는 축산 악취도 없애 농가 이미지가 개선된다. 이는 소득 증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태환 농협축산경제 대표
△1957년 경북 상주 △성균관대 행정학과 △1983년 축협중앙회 입사 △농협사료 본부장 △축산경제기획부장 △축산지원본부장(상무) △2017년 1월~현재 농협경제지주 축산경제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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