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좀비' 이어 'K-SF' 노린다…한국형 우주SF '승리호' 등장(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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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송희 기자
입력 2020-08-18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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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승리호' 주역들[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서양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영화 장르들이 하나둘씩 '한국화'되고 있다. 'K-좀비'라는 애칭을 얻은 좀비 영화를 이을 '우주 SF' 장르가 그 주인공. 구수한 맛이 있는 우주 SF 장르. 영화 '승리호'가 곧 출격한다.

18일 오전 영화 '승리호'(감독 조성희·제작 영화사비단길·배급 ㈜메리크리스마스) 제작보고회가 온라인으로 진행됐다. 당초 오프라인으로 예정되어있던 이 날 제작보고회는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온라인으로 변경됐다.

영화 '승리호'는 2092년,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 선원들이 대량살상무기로 알려진 인간형 로봇 도로시를 발견한 후 위험한 거래에 뛰어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늑대소년' '탐정 홍길동: 사라진 마을'로 독창적 상상력을 발휘해 온 조성희 감독의 신작. 배우 송중기, 김태리, 진선규, 유해진 등 연기파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모았다.

영화 '승리호'의 시작점은 10년 전쯤이다. 조성희 감독은 "10년 전 즈음 친구가 '우주 쓰레기'에 관해서 말해줬다. 우주 쓰레기는 우주 산업 폐기물들인데 속도가 어마어마하게 빠르고 심각한 문제라고 하더라. 총알보다 빨라 사고도 자주 난다고 했다. 우주 쓰레기를 수거하는 우주 노동자를 소재로 이야기를 쓰게 됐다"고 설명했다.

앞서 우주 쓰레기에 관한 이야기는 다양하게 진행되어왔다. 조성희 감독은 "이미 애니메이션, 게임 등 많은 작품에서 다룬 소재더라. 세계 어디를 가도 살아남는 한국인들이 우주에서 이런 직업을 하면 어떨까? 라는 생각으로 시작했다"라며 시작점을 소개했다.

'승리호' 캐릭터 포스터[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영화 '늑대소년'(2012) 이후 오랜만에 조성희 감독과 재회한 송중기는 우주쓰레기 청소선 승리호의 조종사 태호 역을 맡았다. '군함도' 이후 3년 만의 스크린 복귀다.

송중기는 "'늑대소년'을 찍고 '승리호'에 관한 이야기를 들었다. 우주 SF 영화를 만들 거라고 했는데 우주 쓰레기를 소재로 한다는 건 몰랐다. 신선하다고 생각했고 도전 정신에 끌렸다. 감독님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 만화적인 색깔이 많아서 그런 색깔과 SF 장르가 만나면 어떻게 될까 궁금했다"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태호 역에 관해서는 "항상 구멍 난 양말을 신고 다닌다. 돈이 없다. 돈이 되는 일이면 뭐든지 찾아 헤맨다. 냉정하고 냉철하고 잔머리도 잘 굴리는데 돈이 없다. 절박한 정도가 아니라 심각하게 절박한 상황"이라고 거들었다.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2) 이후 '승리호'로 관객과 만나게 된 김태리는 승리호의 리더, 장선장 역을 맡았다.

김태리는 "시나리오를 읽었을 때 장선장이 매력적으로 다가왔다. 여성이 선장이라는 타이틀은 (장선장이) 최초일 것 같다. 매력적이고 개성이 있다. 단순한 캐릭터인데 그 안에 따뜻함이 있다. 그 부분이 좋았다"라며 "한국 최초 우주 영화에 나오는 내 모습은 어떨까? 라는 기대감도 컸다"라고 설명했다.

진선규는 왕년에 갱단 두목으로 도끼 하나로 지구를 주름잡았지만 승리호 내 보잘것없는 인물로 취급받는 타이거 박을 연기했다. 승리호 내 별명은 박씨. 전신 타투와 독특한 드레드 헤어, 티타늄 도끼 등 파격적인 비주얼로 시선을 끌었다.

진선규는 "우리나라에서 만드는 우주 SF 영화에 참여할 수 있다? 거기에 메리트가 있었다. 공연할 때 과학자 역할을 맡았을 때 우주쓰레기에 대해 공부한 적이 있었다. 시나리오에 그 이야기가 그대로 있어서 신기했다. 멋있는 우주의 이야기가 아니라 우주쓰레기 청소부 이야기라 흥미로웠다. 이 배우들과 같이 조성희 감독님의 색깔이 입혀지면 재밌는 영화가 나올 수 있다는 생각에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덥석 한다고 했다"라며 작품 출연 이유를 밝혔다.

유해진은 승리호의 작살잡이 로봇 업동이를 연기한다. 한국영화 최초 모션 캡처에 도전했다. 모션 캡처 장비를 몸에 달고 움직임과 표정,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유해진은 "처음에는 목소리 출연만 제안받았는데, 다른 분이 (연기)한 것에 소리만 맞추면 아무래도 내 것 같지 않은 느낌이라서 모션 캡처까지 하겠다고 했다. 서로 보면서 나오는 시너지가 있을 것 같았다"라면서 "마땅히 할 것도 없었다"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업동이에게 생명을 넣고 싶었다. 생소했는데, 신선한 것에 대한 목마름이 있었다.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라고 거들었다.

영화 '승리호' 주연 배우들[사진=㈜메리크리스마스 제공]


할리우드 표 우주SF와 한국형 SF '승리호'의 차별점은 무엇일까?

조성희 감독은 "우리 영화는 고증보다는 상상력에 바탕을 둔, 지금과는 완전히 다른 세상을 그리지만, 이 안에 있는 인물은 우리와 크게 다를 바가 없다. 대출 이자금과 공과금을 걱정하고 된장찌개에 쌀밥을 먹는다"라고 말했다.

이어 "근사한 초능력 수트를 입은 할리우드 영웅들이 아닌 한국의 서민들이 우주선을 타고 날아다닌다. 이것이 우리 영화의 가장 큰 개성이자 차별점이라고 생각한다"라고 짚었다.

규모감 있는 영화인 만큼 큰 화면, 큰 스피커로 비주얼과 사운드가 전해지는 것에 신경 썼다고. 조 감독은 코로나19에 관한 우려를 드러내면서 "상황이 이렇다 보니 극장에 와서 봐줬으면 한다는 말이 조심스럽다. 이 영화가 개봉할 때 즈음에는 상황이 많이 나아져서 관객들이 편한 마음으로 영화를 즐길 수 있길 바란다"라고 조심스레 뜻을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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