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지금이라도 거리두기 3단계로 올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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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종호 기자
입력 2020-08-23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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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지금 당장 3단계 격상해 확산세 차단해야”

  • 방역당국 “2단계 전국 확대 후 물리적 효과 지켜봐야”

23일 강원 춘천시 남부초등학교에 마련된 선별진료소에서 학생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있다. 해당 학교는 재학생 2명이 이날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음에 따라 교내에 선별진료소를 운영 중이다. [연합뉴스]

 

국내 감염병 전문가들 사이에서 “당장 거리두기 3단계를 시작해야 한다”는 경고가 나왔다. 사흘 연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를 기록하면서 방역망에 빨간불이 켜진 것이다. 게다가 매일 감염원을 알 수 없는 이른바 ‘깜깜이 감염자’가 늘면서 보다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반면 방역당국은 현재 코로나19 상황이 엄중하고 심각하다는 인식에는 동의하면서도 거리두기 3단계 격상에는 조심스런 입장이다. 이날 전국으로 확대된 거리두기 2단계가 어느 정도 효과를 발휘하는지 확인하기까지는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23일 김우주 고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보다 강력한 방역 조치가 시급하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일일 확진자 규모뿐만 아니라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깜깜이 감염자’ 비율, 검사 건수 대비 양성률, 환자의 지역적 분포, 집단발생 건수 등을 종합하면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현재 상황에서는 위생 수칙만으로 사태가 진정되기 힘들다고 분석했다. 그는 “마스크 착용과 거리두기, 손 씻기로 해결되지 않기에 강력한 이동 중지 조치를 해야 한다”면서 “거리두기를 짧고 굵게 3단계로 올려서 국민의 경각심을 90%로 올리면 1주일 지나 효과가 나온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거리두기 3단계로 상황의 엄중함을 국민들에게 알려야 한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전 국민이 동참하려면 단기적으로라도 3단계로 가야 한다"면서 ”교회 등 특정 집단이 아니라 카페, 회사, 관공서 등 코로나19가 일상에 널리 퍼졌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갑 한림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도 “오늘 당장이라도 3단계로 올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금 당장 거리두기 3단계를 격상해도 늦었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지난 주말에 3단계를 발령했어야 했는데 늦었다”면서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3단계로 먼저 올리고, 지방도 필요하면 올릴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부는 3단계 격상 시 사회·경제적 영향을 우려해 조심스런 입장을 보이고 있다. 지난 22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3단계 격상 기준 세 가지를 모두 충족해야 한다”며 “물론 상황의 긴박성에 따라 3단계로 강화하는 조치를 고려할 수는 있겠지만 아직은 여러 가지 조건을 놓고 봤을 때 3단계 격상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논의와 분석이 필요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이 교수는 정부의 결단이 빠르면 빠를수록 사회와 경제 안정에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경제 걱정이 많은데 거꾸로 생각해야 한다”면서 “강력하게 거리두기의 단계를 올려 빨리 수습하고 회복시키는 것이 경제에 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가 결단을 못 내리더라도 국민들이 3단계 이상의 거리두기 실천에 나서야 한다고 역설했다.

반면 방역당국은 지금 당장 3단계 격상보다는 확대 시행한 2단계 효과를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전국단위 거리두기 2단계가 오늘(23일) 0시부터 시행됐다”면서 “이 거리두기를 얼마나 잘 준수하느냐에 따라 나타나는 효과를 봐야 한다. 2단계 적용에 대한 영향이 나타나려면 1주 이상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3단계 격상을 두고 전문가들과 이견을 보이면서 각 지자체들은 개별적으로 보다 강화된 방역조치를 단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24일 0시부터 서울시 전역에서 마스크 착용을 의무화하기로 했다. 이는 일일 확진자가 6일 연속 세 자릿수를 기록하는 등 서울시의 급박한 상황이 반영된 것이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대행은 이날 “이번 조치를 통해 마스크 착용이야말로 생활방역의 기본으로서, 한명도 빠짐없이 실천하자는 경각심과 사회적 약속을 다시 한번 확립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마스크 의무착용은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확산되고 있다. 지난 18일 경기도가 가장 먼저 마스크 착용 의무화에 대한 행정명령을 내린 이후 광주, 부산, 대구 등 지자체들이 잇달아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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