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대부업체 주담대도 막는다…대출 규제도 점검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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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호 기자
입력 2020-08-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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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서울에 사는 A씨는 최근 대부업체에서 1억원을 대출받아 10억원대 아파트의 잔금을 치렀다. 은행에서 최대한 돈을 빌린 뒤 모자란 금액을 대부업체를 통해 받은 것이다. A씨는 대부업체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있어 망설였지만 연 금리가 7.5~8.5% 수준이고 신용등급에 영향이 없다는 말에 대출을 받게 됐다.

앞으로는 이런 대출이 불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은 26일 '대부업자를 통한 주택담보대출 규제 우회 금지조치'를 발표하고 모든 금융권을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전반에 대한 테마 점검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이 잇달아 나오면서 주택 구매자들이 규제 사각지대인 대부업체에서 주택구매자금을 빌리는 경우가 늘고 있다. 실제 대부업체의 대출 유형을 보면 신용대출은 감소했지만 담보대출은 급증하고 있다.

금융당국과 행정안전부가 실시한 대부업 실태 조사에 따르면 2017년 12조6000억원에 달했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8조9000억원으로 약 29% 감소했다. 반면 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3조9000억원에서 7조원으로 약 179% 증가했다. 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24%에서 44%로 뛰었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대부업체의 담보대출 증가가 부동산 대책의 '풍선효과'라고 보고 있다.

실제 대부업체는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담보인정비율(LTV) 등 대출 규제가 적용되지 않는다. 금감원은 이런 규제 허점을 이용해 저축은행ㆍ여전사 등은 대부업체를 경유해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LTV 한도를 상회하는 고 LTV 대출을 취급하는 사례를 확인했다. 금감원 조사 결과 올해 2월 말 기준 저축은행의 주택 근저당부 대부채권의 약 80%가 금융회사 LTV 한도를 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자체 자금이 부족한 대부업체는 주택담보대출 취급 시 설정한 주택 근저당권을 담보로 저축은행ㆍ여전사에 돈을 빌려 주택담보대출 자금을 조달했다. 올해 6월 말 기준 대부업자에 대한 주택 근저당권부 질권 대출잔액은 저축은행 4323억원, 여전사 5980억원을 기록했다.

금감원은 이를 막기 위해 오는 2일부터 저축은행·여전사의 대부업자를 통한 우회 대출에 대해서도 LTV 한도 등 주택담보대출 규제를 적용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 아울러 9월 중 모든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주택담보대출 규제 준수 여부에 대한 테마 점검을 실시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산출 시 신용대출을 제대로 반영하고 있는지와 개인사업자·법인이 대출을 받아 주택구입용도로 사용하는지 여부 등을 중점 점검할 계획"이라며 "검사대상 회사가 많은 업권은 내부감사협의제를 통해 금융회사 자율적으로 규제준수 여부를 점검하고 점검 결과를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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