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밤중에 의자뺐다" 거리두기 2.5단계에 대형 카페 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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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요 기자
입력 2020-08-30 1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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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주경제]

"오늘부터라고 (통보)해서 밤에 급하게 의자를 치웠어요."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첫 날인 30일 오후 광화문 거리에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A카페에는 앉을 수 있는 의자가 단 한 개도 없었다. 이날 오전 0시부터 시행된 사회적 거리두리 2.5단계 조치로 수도권 프랜차이즈형 카페전문점 운영 방식이 제한된 탓이다.  

점심 직후 찾은 A카페에는 광화문 직장인들이 쉬는 주말 일요일임을 감안해도 평소 매장을 가득 채우던 사람들을 아예 찾아볼 수 없었다. 해당 매장은 인근에 위치한 경복궁과 박물관 그리고 전시회 관람객들의 방문으로 주말에도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었다. 

이 때문에 평소 5~6명이 근무하던 것과 달리 출근 인원도 절반가량으로 줄어든 모습이었다. A카페 직원들은 "다급하게 의자를 치웠다"며 "사람들이 없어 너무 한산하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인근 다른 프랜차이즈 B카페도 의자를 테이블에 뒤집어 얹어 놓은 채 영업을 이어가고 있었다. 2~3명의 고객들이 음료를 포장해가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사진=아주경제]


이날 프랜차이즈형 카페전문점과 음식점이 몰린 거리 부근에는 배달 대행 오토바이만 종종 눈에 띌 뿐 거리를 지나는 사람들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앞서 수도권에서는 이날 오전 0시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됐다. 이번 조치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차단하기 위한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로 사실상 3단계에 준하는 2.5단계에 해당한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에서는 프렌차이즈형 커피전문점 이용 시 포장‧배달만 허용되고, 음주 행위가 허용된 곳을 포함한 일반음식점은 오후 9시까지만 정상영업이 가능하다. 오후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는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기존 12개 고위험시설과 더불어 헬스장, 당구장, 골프연습장 등 실내체육시설과 독서실, 스터디카페, 학원도 집합금지 조치됐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는 이번 조치에 포함되지 않았다. 프렌차이즈형 카페에 비해 인파가 덜 몰리고, 자영업자 타격 등을 고려한 조치로 보인다.

그러나 일각에선 프랜차이즈 카페 수요가 인근 소규모 카페로 흡수돼 방역 강화의 의미가 없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일부 소규모 카페들은 주말 동안 영업을 임시 중단하거나 테이블 수를 줄이는 등의 결단을 내렸지만 장기간 지속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한편 일부 시민들은 거리두기 2.5단계 시행 전 밀린 약속을 소화하겠다며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일탈 행위를 벌여 안타까움을 샀다.

각종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주말 밤 사람으로 가득 찬 술집의 모습을 담은 사진들이 공유되고 있다.

한 누리꾼은 "금요일 밤에서 토요일 새벽 사이의 홍대 헌팅포차 상황"이라는 글과 함께 인파가 몰린 한 술집의 사진을 공개했다. 공개된 사진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좁은 간격으로 배치된 테이블에 앉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일부 누리꾼은 "마지막으로 불금과 주말을 보내겠다"고 글을 올려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누리꾼들은 "교회 탓만 하는 것도 아이러니", "말로만 방역 차단하자고 하냐", "방역에 협조하지 않는 사람들도 처벌해야 한다" 등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299명으로 확인됐다. 누적 확진자는 1만 9699명으로 늘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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