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초대석] SK바이오팜 흥행 이끈 김중곤 NH투자증권 상무 "빅히트 글로벌 경쟁력 높아" 흥행 자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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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20-09-03 0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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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런던·미국진출 아이돌 배출 가능성 높아 긍정적

  • 코넥스 활성화 안돼… 인센티브 등 모색 필요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가장 뜨거웠던 종목은 SK바이오팜이다. 청약 증거금으로 31조원이 몰리면서 2014년 제일모직이 기록한 최고액 기록을 넘어서며 새 역사를 썼다. 또 청약 경쟁률도 323.02대1로 제일모직의 194.9대1을 크게 웃돌며 역대 최고기록을 경신했다. 하반기에도 공모주 시장은 활황이 전망된다. 이미 SK바이오팜의 성공을 지켜본 투자자들이 공모시장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돼서다.

SK바이오팜의 상장을 진두지휘한 김중곤 NH투자증권 상무는 본지와 만나 “공모주 시장은 예측이 힘들지만 당분간 활황은 이어질 전망”이라고 강하게 말했다.

그는 “1조원을 투자받은 회사가 4배 정도 올라 4조원이 됐다. 투자된 자금이 늘어나다 보니 수급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며 “여기에 플러스알파(+α)로 시장 분위기가 조성돼 공모주 시장 활황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청약에 몰린 자금 중 환불된 금액 일부가 다시 공모시장으로 유입될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상무는 이런 분위기는 4분기 초까지 이어질 것으로 봤다. 그는 “4분기에 시장 침체 현상이 발생하곤 했다”며 “하지만 특별한 내외부적인 충격이 없다면 오는 10월 말까지는 호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SK바이오팜의 흥행에 대해 “예상했다”고 자신있게 대답했다. 다만 대표 주관사가 되기까지 어려움이 컸다고 말하고, “국내 7개, 해외 5개 증권사가 입찰 제안요청서(RFP)를 받은 만큼 치열한 경쟁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김 상무는 그간 진행해온 IPO 중 모든 계약이 기억에 남지만 SK바이오팜 사례가 가장 기억에 뚜렷하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해외 출장을 전혀 못 가는 상황에서 국내 수요만으로 전체 공모 규모를 커버할 만큼 국내에서 수요를 모은 것이 의미가 크다”면서 “국내에서도 대규모 미팅이 어려워 유튜브 라이브 스트리밍 방식으로 대규모 미팅을 했는데 시도하지 않은 새로운 채널로 효과적으로 잘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앞으로는 라이브 스트리밍을 조금 더 형식적인 측면이나 내용적인 측면에서 발전·진화시키는 데 역점을 둘 것”이라고 말했다.

올 하반기에는 카카오게임즈와 방탄소년단(BTS)이 소속돼 있는 빅히트엔터테인먼트(이하 빅히트)가 상장에 나선다. 카카오게임즈는 이미 청약에 58조원이 몰리며 SK바이오팜의 기록을 뛰어넘었다.

이제 남은 건 빅히트다. 김 상무가 몸담은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를 맡는다. 또 하나의 초대박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BTS의 디지털싱글 ‘다이너마이트(Dynamite)'가 한국 가수 중 최초로 빌보드 메인 싱글 차트인 ‘핫 100’ 정상에 오르며 K팝의 역사를 새로 쓴 만큼 앞으로 진행될 공모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7주 연속 2위를 기록했지만 1위에 오르지는 못했다.

김 상무는 빅히트의 성장 가능성에 대해 ‘스토리’를 들었다. 세븐틴과 여자친구 등 힐링으로 일맥상통하는 아이돌로 구성돼 있어 각각의 아이돌들이 스토리텔링으로 연결된 것이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또한 빅히트의 강점으로 글로벌 경험을 높이 샀다. 그는 “다른 기획사들은 한국과 일본, 동남아에 그친 반면, 빅히트는 글로벌 시장에서 성공했다”며 “BTS까지는 아니라 해도 런던이나 미국에서 공연할 수 있는 아이돌을 키워낼 수 있는 글로벌 경험을 가진 회사는 빅히트가 유일하다”고 강조했다.

화제를 돌려 공모시장에 대한 질문을 던졌다. IPO 시장 활성화를 위해서 정부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물었다. 김 상무는 “코넥스가 의미 있는 시장임에도 활성화가 되지 않고 있다”면서 “정부는 코스닥에 집중하기보다 코넥스 시장에 인센티브를 주는 등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IPO 시장은 투자자들의 판단에 따라 분위기가 형성되다 보니 인위적인 방법으로 시장 분위기를 억지로 좋아지게 만들 수는 없다”면서 “이미 잘 운영되고 있는 유가증권 시장과 코스닥 시장의 진입장벽을 많이 해제한 만큼 이제는 코넥스 시장 활성화에 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초기 중소·벤처기업 전용 증권시장인 코넥스시장에 신규로 상장한 기업 수는 2016년 50개에서 2017년 29개로 줄었고, 2018년과 2019년에는 각각 21개사, 17개사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올해 신규상장 기업은 7개사에 불과하다. 이대로 간다면 코넥스 상장기업 수는 작년보다 줄어들 공산이 크다.

또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들의 수도 2016년 8개에서 2017년 4개, 2018년과 2019년엔 각각 7개와 5개를 기록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바이오업종이 강세를 나타내면서 코스닥으로 이전하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 그나마 위안이다.

최근 교촌치킨을 운영 중인 교촌에프앤비를 필두로 요리전문가인 백종원씨가 대표로 있는 더본코리아가 상장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문제는 오너리스크 극복이다. 미스터피자 등 오너의 갑질로 기업 실적이 회복하기 어려운 수준까지 내려간 게 대표적이다.

이에 대해 김 상무는 “프랜차이즈 업태가 갖는 문제가 아닌, 운용하는 사람들의 문제”라면서 “사건들이 자주 일어났다고 모든 프랜차이즈 업체가 문제가 있다고 보면 안 된다”고 말했다. 타업종이나 비즈니스에서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인 만큼 타당하지 않다는 거다. 그는 “상장을 하려는 회사가 있으면 오너리스크가 발생하지 않게 내부통제 시스템을 잘 갖추도록 컨설팅을 함으로써 내부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며 “적절히 내부통제 시스템을 갖추면 큰 문제는 없다”고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공모가 왜곡에 대한 지적에 대해 질문했다. 그간 시장에서는 공모가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게 설정돼 투자자들이 낭패를 볼 수 있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실제 지난 2월 한 증권사는 지난 2년 동안 공모가가 높게 형성된 종목일수록 상장 후 주가 하락폭이 평균적으로 커 공모가가 높은 종목에 투자할 때 주의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에 김 상무는 “가격은 시장에서 결정하지 주관회사가 적정 가격을 측정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공모가나 상장 이후 주가는 공모주 시장 전반적 분위기에 의해 결정된다”며 “시장이 과열되거나 침체될 경우가 보통의 경우보다 확률적으로 많다”면서 “시스템적으로 공모가가 과소계상되거나 과대평가되는 게 많다”고 설명했다.

시장이 과열돼 있다면 공모가가 높게 결정되면서 상장 이후에 주가가 오히려 하락하거나, 시장이 침체돼 있을 때에는 밴드 하단으로 공모가가 결정된 뒤 상장 이후 주가가 오르는 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다.
 

김중곤 NH투자증권 상무[유대길 기자, dbeorlf123@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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