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 분기 연속 1000억대 순익
31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회사는 올해 2분기 연결 재무제표 기준 순이익 1557억원을 올려 2018년 1분기부터 10개 분기 연속 1000억대 순익 기록을 달성했다. 역대급 실적을 올린 지난해 2분기보다도 7%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같은 기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8069억원, 2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 53%씩 늘었다.
메리츠증권은 업계 최상위 수익성으로 6년 연속 두 자릿수 자기자본이익률(ROE)을 기록하며 꾸준한 성장을 이어오고 있다. 메리츠증권 ROE는 지난 14년 16.2%, 2015년 20.6%, 2016년 16.2%, 2017년 13.7%, 2018년 12.8%, 2019년 14.8%를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연 환산 ROE 12.3%로 여전히 두 자릿수 대를 유지하고 있다.
높은 ROE를 바탕으로 매년 적립되는 이익잉여금과 유상증자로 자기자본도 꼬박꼬박 쌓이고 있다. 메리츠증권 자기자본은 올해 상반기(6월 말) 기준 4조4022억원으로 지난해 말(4조193억원) 대비 10% 가까이 늘었고 2014년(1조771억원)과 비교하면 4배 넘게 증가했다.
다음 주 발표를 앞둔 3분기 실적도 이전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10월 31일까지)한 올해 3분기 메리츠증권의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저마다 1660억원, 12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 21%씩 늘어날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매출(순영업수익)은 3085억원으로 35%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문성·연륜 두루 갖춘 장수 CEO 최희문
최희문 대표는 2010년부터 지난 10년 넘게 메리츠증권을 이끌어 온 업계 대표적인 장수 최고경영자(CEO) 가운데 한 명이다. 중형사에 불과했던 메리츠증권을 자기자본이익률(ROE) 1위 증권사로 환골탈태시킨 장보인으로 꼽힌다. 부동산PF와 해외 IB를 적극적으로 확장하며 회사를 키운 그를 증권가에서는 '구조화 달인'이라고 부른다.
그가 일주일에 2~3회 열리는 각 사업부 딜(Deal)리뷰 정례회의에 직접 참석해 직원들과 가감 없이 대화하고 수평적인 토론을 즐기는 것은 이미 업계에 알려진 유명한 이야기다. 최 대표는 회의 전 10여 건이 넘는 관련 안건을 메일로 미리 받아서 꼼꼼하게 숙지하고 들어와 매번 실무진들을 놀라게 한다고 한다.
대형증권사에서 이직한 한 직원이 "전 직장에서는 딜을 소싱하기도 전에 경영자에게 보고할 때 구조를 일일이 설명하는데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딜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았지만 메리츠증권에서는 그런 일이 없다"며 "대표이사와 실무자가 1대1로 딜의 최종 실행 여부를 따지다 보니 이전보다 보람도 커졌다"고 전한 일화는 이런 최희문 대표의 전문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반대로 최희문 대표는 "금융의 경쟁력은 곧 사람"이라고 강조하며 직원을 살뜰히 챙기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가 증권가 구조조정 칼바람이 부는 와중에도 영업 직원 수를 늘리고 파격적인 성과급을 지급하는 체계를 도입해 회사 덩치를 키운 것은 이를 방증한다. 덕분에 메리츠증권 임직원은 지난 2013년 말 887명에서 올해 상반기(6월 말) 기준 1454명으로 64% 가까이 증가했다.
앞으로 그의 목표는 오랜 기간 축적된 경험과 철저한 리스크 관리 역량을 바탕으로 기업금융 경쟁력을 더 강화하는 것이다. 특히 포스트 코로나 시대 한발 앞서 기회를 선점하고 지식산업센터, 물류센터 같은 산업 인프라를 공급, 생산적 금융 제공에 기여해 투자은행(IB)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현재는 금융시장이 안정됐을때 효과적인 투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장기적인 관점에서 자본을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1964년생인 최희문 대표는 미국 앰허스트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미국 스탠퍼드대학교 경영대학원 MBA(경영학 석사 과정)를 밟았다. 1997년 뱅커트러스트 부사장을 역임한 뒤 CSFB 이사, 골드만삭스 상무, 삼성증권 캐피탈마켓사업본부장(전무), 메리츠증권 부사장을 거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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