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영선 바통 이어받은 권칠승...업계 반응 “기대 반 걱정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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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1-21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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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벤처업계 “협력 파트너십 기대”

  • 소상공인업계 “현장 목소리 정책 반영 필요”

  • 벤처‧소상공인에 낀 중소기업계 “성장사다리 놓아 달라”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20일 오후 대전시 서구 둔산동 정부대전청사를 떠나며 직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사진=연합)

[차기 중기부 장관으로 내정된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사진=연합)]


“열정적으로 일했던 박영선 장관이 가고, 새로운 분이 온다고 하니 기대가 되면서도 현장과 잘 소통할 수 있을지 우려도 됩니다.”(A 중소기업 대표)

‘힘센 장관’으로 평가받았던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지난 20일 퇴임하고,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후임자로 내정되자 중소‧벤처‧소상공인 업계는 ‘기대 반 걱정 반’이란 반응이 나왔다. 권 후보자는 재선 국회의원이지만, 청와대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코로나19 한복판에 서 있는 중소‧벤처‧소상공인에 새로운 활력소가 될 거라는 기대감이 크다. 반면, 중기부는 1인 자영업자부터 유니콘 기업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범위의 정책을 수립해야 부서인 만큼 각 분야 현장의 목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 것인지 우려 섞인 시각도 존재한다.

벤처‧스타트업 및 투자업계는 지난해 가파르게 성장한 만큼 올해 또한 기대감이 가장 큰 분야다. 매년 모태펀드 예산 규모가 증가하고, 코로나19 상황에서 신규 고용·창업이 늘어나는 추세라 새로운 장관 체제에서도 진흥에 초점이 맞춰질 것이라는 예상이다. ‘창업-투자-성장-회수-재투자’의 선순환 고리가 자리 잡으면서 ‘제2벤처 붐’을 가속할 수 있는 정책 또한 기대하고 있다.

정성인 한국벤처캐피탈협회장은 “권 후보자는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에서 활동하던 시절부터 중기부 정책 수립에 많은 도움을 준 합리적인 분이라고 들었다. 중기부 정책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받는 입장에서 기대하고 있다”며 “지난해 벤처투자법이 만들어졌고, 이제는 VC업계 내부의 과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정부에서는 직접투자와 함께 시스템‧인프라적 지원을 늘리고, 업계는 자체 경쟁력을 키우면서 정책을 제안하고, 협조하는 방향성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직격탄을 맞은 소상공인업계도 권 후보자에 대한 기대감을 전했다. 영업제한으로 매출 급감에 시달리는 만큼 손실보상 문제 해결과 세심한 배려를 요청하기도 했다.

김임용 소상공인연합회 회장 직무대행은 “새로운 분의 의지가 앞으로 소상공인 정책에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미 연합회 논평에서 환영 입장을 밝혔고, 잘 될 거라고 본다. 기대가 크다”고 운을 뗐다.

이어 “(영업제한이 장기화하면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못 따르겠다는 목소리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 업종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정책에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하는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 최근에 이야기되고 있는 손실보상 문제도 충분히 논의될 것으로 본다”며 “전체 소상공인에 무이자로 1000만원씩만 지원해줘도 숨통은 트인다. 예산은 28조원 정도 들어가는데, 일종의 재난 비용이라고 생각하면 그 정도는 앞서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큰 관심을 받지 못했던 중소기업계는 ‘성장 사다리’ 마련이 가장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성장성으로 주목받은 벤처, 코로나19 집중 지원 대상이었던 소상공인과 달리 중소기업계는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주 52시간 유예 종료, 중대재해법 적용, 상속세 문제 등 규제에만 시달린 한 해였다는 평가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소기업 대표는 “중소기업인들은 20~30년에 걸쳐서 200억~300억원 가치의 회사를 만들어왔는데, 스타트업은 몇 년 만에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해 1조원 회사가 되고, 정부도 이 분야 지원에 집중하고 있다”며 “과거 중소기업인은 수출로 보국한다고 자부심이 있었는데, 지금은 방향성을 잃은 것 같다. 중소기업‧중견기업‧대기업으로 발전하는 성장 사다리가 약해지면서 벤처기업이 유니콘으로 직행하는 방법만 생각한다. 착실히 적금을 부어 돈을 모으지 않고 로또로 한 방을 노려 부자가 되려는 거다. 기존 기업인으로서 상대적 박탈감을 느낀다”고 속마음을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은 650만 명인 데 비해 중소기업인은 50만 명뿐이다. 정치 논리로 봐도 게임이 안 된다. 중소기업을 향한 정부 관심은 적어지고, 규제법만 쌓이고 있다”며 “중소기업은 대표들은 이미 노쇠했다. 젊은 경영인이 들어와 역동적으로 움직여야 하는데, 상속세 문제로 2세 경영을 할 수가 없다. 소부장은 결국 중소기업이다. 새로운 장관은 기존기업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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