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저가 단지가 밀집하고 베드타운 이미지가 강한 서울 노원구 아파트 가격이 연초부터 고공행진을 펼치고 있다. 재건축 추진단지를 중심으로 곳곳에서 신고가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고, 3.3㎡당 호가 7000만원을 상회하는 아파트 단지도 나왔다.
31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노원구 상계동 '상계주공5단지'가 '서울형 재건축'으로 채택된 지 일주일 만에 호가가 1억원이 급등하며 집값이 치솟고 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 20일 도시계획위원회를 통해 '상계주공5단지'에 대한 재건축 정비계획안을 가결했다.
단지 몸값은 불과 일주일 만에 급등했다. 상계주공5단지 유일한 주택형인 전용면적 32㎡는 지난 25일 6억8800만원으로 신고가에 거래됐으나, 현재 호가는 8억원까지 치솟았다. 3.3㎡당 7073만원에 달하는 금액이다.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이틀 만에 호가를 수천만원씩 올리는 경우도 눈에 띈다. 지난 27일 7억5500만원에 올라왔던 5층 매물의 가격은 현재 7억8500만원으로 변경된 상태다. 전셋값도 치솟았다. 최근 3년간 1억~1억1000만원대를 유지했으나, 이달 들어 1억3000만원까지 올랐다
상계동 A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전월세 낀 매물이 많아서 입주가 안된다. 매물잠김 현상이 극심하다"며 "현재 3.3㎡당 7000만원 수준인데, 각종 호재까지 겹쳐서 8000만원까지는 쉽게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상계주공5단지는 인근 아파트 단지 중에서도 메리트가 큰 단지다. 환승역인 노원역 역세권 단지인데다가 5층 저층 단지여서 땅 지분이 크다.
20년간 상계동에서 중개업을 했다고 밝힌 D공인 대표는 "5단지가 재건축되면 적어도 20억원 가까이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인근에 마들역(7호선)만 있는 8단지도 재건축 이후 호가가 15억원에 달한다. 5단지는 주변 인프라나 교통여건이 훨씬 좋기 때문에 대장 아파트가 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노원구 다른 단지들도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추진 속도가 가장 빨랐던 '상계주공8단지'는 재건축 사업을 끝내고 '포레나 노원'(1062가구)이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지난달 입주를 시작했다. 이 단지 전용 84㎡의 조합원 입주권 호가는 15억원에 달한다. 당시 조합원 분양가는 전용면적별로 4억~5억원선이었지만, 현재 최소 3배가 급등했다.
인근의 '상계주공7단지' 전용 60㎡는 지난달 16일 전달 거래가인 5억원에서 7800만원이 오른 5억7800만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이 단지 전용 82㎡도 지난달 27일 7억7000만원으로 최고가에 거래됐다. '상계주공3단지' 전용 111㎡는 지난 5일 9억9000만원으로 손바뀜됐다. 1년 전보다 1억원가량이 뛰었다.
노원구는 최근 각종 호재로 들썩이고 있다. 창동역 일원부터 노원역 일대까지 노후상권을 정비 중이며 차량 기지(2024년 예정)와 면허시험장(2021년 예정) 부지 개발과 더불어 창동 지하철 차량기지 이전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창동차량기지 부지는 서울대병원 등이 들어서는 '의료·바이오 첨단 산업단지'로 탈바꿈할 전망이다. 또 GTX-C 노선에 과천청사역~창동역 구간(37.7㎞) 구간이 새로 건설되면서 노원·창동 지역은 수도권 동북부 지역 허브가 될 전망이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주택 공급난으로 새 주택에 대한 희소성이 부각되고 있다. 재건축 추진이 속도를 내면 낼수록 가격은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상계5단지는 공공재건축의 신호탄으로 봐야 한다"며 "서울 재건축 단지들이 속도를 못 내는 상태에서 이런 시범 서울형 재건축 사례가 나온다면 다른 비강남권 재건축 단지에서도 공공재건축에 대해 더욱 주시하게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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