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또 시험대]① 바이든 vs 시진핑 대립 본격화에 또 흔들리는 韓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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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21-02-04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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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국 정상은 취임 15일째인 4일, 본격 정상통화

바이든 행정부 출범 이후 미국과 중국 간 대립 구도가 본격화되면서 한국 정부의 '줄타기 외교'에도 부담이 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취임 이후 각국과 정상통화를 하며 외교적 동맹을 확인하는 가운데 우리 정부는 이제야 시동을 걸고 있다. 양국 정상은 취임 15일째인 4일, 본격 정상통화에 나선다. 

바이든 정부의 정상통화에 유독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지난달 26일 진행된 한·중 정상통화의 타이밍 때문이다. 한·중 정상통화는 중국 측의 요청에 따른 것이지만, 중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바이든 정부에 외교적으로 오해를 줄 만한 시그널이 아니었느냐는 것이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복원을 위해 미국과의 공조가 절실한 우리 정부도 전략적 묘수를 내놔야 할 때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4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통화에 나선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가 지난달 28일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통화를 한 뒤 한·미 정상통화도 이뤄질 것으로 보였지만 15일째가 돼서야 통화에 나서는 셈이다. 지난달 20일 취임 이후 바이든 대통령은 캐나다, 멕시코 등 북·미와 중·미 정상에 이어 영국, 독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 일본과 통화했다. 바이든 정부가 취임 후 대중국 포위망 결성을 위해 동맹국 협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 정부는 우선순위에서 밀린 모양새다.

바이든 정부의 대중 원칙은 트럼프 정부의 기본 원칙을 밟을 것으로 예상된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지난 2일 브리핑을 통해 "중국과의 관계에 대한 미국의 접근은 전략적"이라는 반응을 내놨다. 다만 앞서 사키 대변인은 대중국 전략에 대해 과거 버락 오바마 정부 시절 북한에 취했던 압박·제재 정책인 '전략적 인내'를 언급했고, 이어 블링컨 국무장관도 "트럼프 정부의 대중 기본 원칙은 옳았다"고 밝히면서 중국 포위망을 강화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바이든 정부가 한·미·일 3자 협력에 방점을 둔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중국과 긴밀한 소통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 정부에는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26일 이날 밤 9시부터 40분간 통화했다. 지난해 5월 13일 이후 8개월 만이며 코로나19 상황에서 세 번째 통화다. 중국 측의 요청으로 이뤄진 이번 정상 통화를 두고 한·미 동맹에 균열을 바라는 중국의 외교적 묘수가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일본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바이든 대통령과 먼저 통화하면서 양국 동맹을 확인했다. 정상통화가 보통 정책 우선순위를 상징하는 만큼 향후 일정 정도 속도를 내고 있다. 일본 교도통신에 따르면 미·일 양국은 지난 2일 화상회의로 주일미국 분담금 실무협의를 진행했다.

우리 정부의 방위비 협상도 교착 상태지만, 정상통화는 물론 방위비 협상 일정도 아직까지는 정해진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은 전임 트럼프 행정부의 5배 증액 압박 속에 교착 국면에 놓여 있다. 북한 비핵화도 해결해야 할 과제다. 한국은 북한 비핵화를 비롯한 한반도 문제에 우선순위를 두고 조속한 미·북 대화 재개에 중점을 두고 있지만 미국은 인도·태평양 지역 안보 공조와 중국 견제를 위한 한·미·일 3국 협력에 방점을 두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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