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人㉗] “핀테크 미래, ‘사람 냄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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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보훈 기자
입력 2021-02-04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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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홍민 핀다 대표 인터뷰

  • 마이데이터 사업자 선정...“금융+이종 데이터 결합”

  • 시리즈B 투자 완료..."인재 채용에 주력"

  • “핀테크 시장, 편의성에서 실질적 금융 상품 제시할 때”

유동성이 넘쳐나는 시대다. 돈이 풀리면 현금 가치가 떨어지고, 자산 가격은 폭등한다. 유동성에 대응하기 위해 개인들은 대출에 눈을 돌린다. ‘영끌’해서 집을 사고, ‘빚투’는 일상이 됐다. 2021년, 대출이 가진 부정적인 이미지는 레버리지(지렛대)라는 투자 수단으로 탈바꿈했다.

대출비교 서비스를 제공하는 ‘핀다’는 대출을 어떻게 정의하고 있을까. 박홍민 핀다 대표는 “불이나 칼처럼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훌륭한 파이낸싱 수단”이라고 표현했다. 누군가에겐 레버리지 수단이지만, 다른 누군가에게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급전’일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대출은 인류 발전에 이바지한 발명 또는 발견”이라며 “어떻게 바라보는지에 따라 가치가 달라질 수 있다. 결국 극단으로 빠지지 않게 대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박홍민 핀다 대표. 핀다는 최근 시리즈B 투자 유치를 마무리하고, 마이데이터 사업자에 선정됐다. 축하 인사를 건네며 기분을 묻자 "투자와 마이데이터 과정을 마무리하고, 올해 계획을 세우느라 정신이 없었다. 다 마무리되나 싶었는데 또 인사평가 시즌이다. 주변의 축하를 받을 틈도 없이, 벌써 다음 사업 건으로 관심이 옮겨가 있어 묘한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사진=핀다)

잘 빌리고, 잘 갚는 대출 생태계

핀다는 대출 정보를 비교‧분석해 개인에게 맞춤형 상품을 제시해주는 핀테크 스타트업이다. 은행에 가지 않더라도 최적의 대출 상품을 추천받고, 개인별 확정 조건을 알 수 있다. 대출 신청과 심사, 입금까지 모든 과정을 앱 하나로 해결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10분이다.

첫 시작은 ‘개인들이 가장 좋은 조건의 대출을 보유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이었다. 시간을 들여 은행에 가고, 대출 조건을 비교하기 위해 하루 종일 발품을 팔아도 3~4번 상담이 한계다. 핀다 앱에서는 신용도에 따라 대출 한도와 이자를 한 번에 조회해 물리적 불편함과 소비시간을 줄였다. 이미 받은 대출이 있다면 더 낮은 금리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관리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

박 대표는 “개인에게 맞는 대출 상품을 한 번에 비교해 편의성을 높이고, 투명성을 재고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있다. 오프라인 대출 중개인이 고객을 데려가면 금융기관으로부터 수수료를 받는데, 핀다 수수료는 오프라인 중개인의 30% 이하다. 수수료 차이는 결국 고객 우대 금리로 돌아간다”며 “과거에 받은 대출을 더 좋은 조건의 상품으로 갈아탈 수 있는 대출관리 서비스도 제공한다. 핀다는 ‘잘 빌리고 잘 갚을 수 있는 대출 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Q. 초대형 핀테크 업체들이 등장하고 있다. 자산관리 뿐만 아니라 대출, 투자, 보험 등 다방면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반면, 핀다는 대출 비교와 관리에만 초점을 둔다. 사업 영역이 협소하다는 생각도 든다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강조 하느냐의 문제다. 대형 핀테크 업체는 여러 가지 서비스를 동시에 제공하기 때문에 한 분야의 고객가치에 집중하기 어렵다. 수익모델 또한 만들기 쉽지 않아서 기존 고객을 어떻게 수익화 할지 비즈니스적으로 접근한다.

핀다를 이용하는 고객들은 기본적으로 대출이 필요한 분들이다. 고객들이 대출을 받으면 자연스레 수익이 발생하는 구조라 어떻게 하면 대출을 잘해줄 수 있을까만 고민하면 된다. 대출 서비스에 접근하는 방향성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업체보다 고도화한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한 번은 슬랙으로 올라온 고객 리뷰를 봤는데 “고맙다”고 적혀 있었다. 처음에 그 리뷰를 봤을 때는 눈물이 핑 돌았다. 내부적으로는 ‘고객에게 고맙다는 말을 듣자’고 강조한다. 그것이 핀다의 KPI(핵심성과지표)가 된다. 허울 좋게만 들릴 수 있지만, 그 반응이 우리의 매출과 수익, 성장으로 연결된다.“
 

 

모바일로 전환되는 대출 시장

사회보장위원회 통계에 따르면, 2019년 상반기 학자금대출을 받은 대학생은 27만명을 넘어섰다. 경제활동인구 2800만 명 중 대출을 보유자는 2000만명이나 된다. 직장인부터 대학생까지 대출은 피할 수 없는 ‘기본값’이 됐다.

과도한 가계 빚은 사회적 문제지만, 정부도 마땅한 대책은 없다. 박 대표는 개인들이 피해를 보지 않으려면 시장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자신에게 맞는 대출 상품을 제대로 찾고, 선택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 대출을 잘 관리하면서, 낮은 이자와 높은 한도의 대출상품을 스스로 고를 수 있게 도와주는 시스템이 꼭 필요하다”며 “핀다는 대출을 장려하지 하지 않는다. 다만, 본인에게 가장 유리한 조건을 갖춘 대출상품을 보유하고 있는지 자문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그 정보를 토대로 더 나은 조건으로 갈아탈 수 있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출 시장은 본격적으로 모바일로 전환되고 있다”며 “가장 문제라고 여겨지는 중금리 대출의 부재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저축은행 연계에 주력하고 있다. 시중 은행권 대출을 받기 어렵지만, 고금리 대출상품은 피하고 싶은 분들을 위한 상품을 활성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핀다는 지난달 115억원 규모의 시리즈B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최근에는 마이데이터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신성장 동력도 확보했다. 향후에는 금융 데이터와 이종 데이터를 결합해 새로운 대출 경험을 제공하고, 개인 현금흐름을 분석해 조금 더 체계적인 대출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마이데이터 라이선스는 우리에게 꼭 필요한 허가권이었다. 미래에는 운전 습관을 기록한 모빌리티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결합해 안전운전자를 위한 대출 상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소득이 없는 주부나 사회초년생도 개인 데이터를 활용해 좋은 조건의 상품을 추천받을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지금의 핀테크 시장이 편의성과 친숙성으로 자리를 잡았다면, 이제는 데이터를 중심으로 한 단계 더 실질적인 상품으로 나아가야 한다. 동네 은행에 가면 ‘누구 어머니 오셨어요’라고 맞아주는 직원이 있던 것처럼, 핀테크 서비스도 발전하면서 사람 냄새를 풍겨야 하는 단계라고 생각한다. 핀다는 대출을 포함해 개인의 현금흐름을 더 많은 분야에서 해결해 줄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Q. 최근 시리즈B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금은 어디에 활용할 계획인가

"자금이 부족해서 투자받은 것은 아니었다. 아직 작은 회사다 보니 비용 소진 속도가 빠르지 않고, 대출 서비스의 수익성도 좋다. 그 보다는 핀테크 업계에 개발인재 채용 경쟁이 심한데, 우리가 이만큼이나 성장했다는 사실을 외부에 알리고 싶은 마음이 컸다. 공격적으로 인재를 채용하기 위해서는 회사의 높아진 가치를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필요가 있었고, 기존 투자자를 중심으로 빠르게 투자 유치를 완료할 예정이었다.

현대자동차 그룹, 차이나 모빌리티 펀드와는 우연한 계기로 연이 닿았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위한 장기적인 플랜의 일환으로 모빌리티 데이터와 금융 데이터를 결합하는 과정에서 투자 논의가 진행됐다. 두 펀드와는 장기적인 협력 관계를 기대하고 있다.

투자금은 개발 인력을 적극적으로 채용하는데 사용할 계획이다. 파격적인 조건을 내세워 유능한 인재들을 모시려 한다. 스톡옵션 1억원과 샤이닝 보너스 1000만원도 그 일환이다. 특히 올해는 마이데이터 등 새롭게 시작하는 사업이 많다. 이를 위한 인프라를 구축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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