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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블록체인·금융투자 업계 전문가들이 세계 디파이(DeFi) 시장에서 한국이 주도권을 갖기 위한 단계별 국가 지원 전략을 제안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26년께 글로벌 디파이 시장에서 한국이 세계 1위 국가로 도약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 기반 혁신금융 생태계 연구보고서'의 결론이다.
9일 보고서는 디파이 산업 생태계 조성, 기술고도화·저변 확대, 제품간 융합 고도화, 3단계에 걸친 디파이 서비스 스타트업 단계별 지원방향과 육성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디파이를 "반드시 올 가상자산과 디지털화폐 기반의 새로운 금융체제를 주도할 기회"로 규정하고 "개인·기업·국가도 성공하려면 미래 성장분야를 미리 준비하고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디파이 인재육성 교육,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ISMS 취득 컨설팅 지원
보고서가 올해부터 내년까지로 설정한 지원방향과 육성전략 1단계는 '디파이 생태계 조성기'다.
생태계 조성방안 하나는 디파이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단계별 교육이다. 디파이 분야 전문가가 거의 없는 국내 실정상 개발자, 디자이너, 기획자가 디파이에 대한 이해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과정을 직군별·수준별로 운영하는 것이다.
디파이 서비스 이용자의 안정감과 신뢰 확보를 위한 스마트계약 제3자 감사(Audit) 지원과,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마케팅 지원 방안도 제안됐다. 연간 10개 스타트업에 비용 지원을 통해 초기 시장 선점을 도울 수 있다는 조언이다.
체계적인 스타트업 육성을 위한 디파이 전문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이 필요하다. 이 액셀러레이터는 상위 디파이 서비스와 직접 연결, 협업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
매출과 무관하게 관련업의 정보보호관리체계(ISMS) 인증을 요구할 수 있는 특정금융정보법 시행에 대비해, 디파이 서비스 사업자인 스타트업의 ISMS 취득을 돕는 컨설팅 지원도 필요한 정책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 기반 혁신금융 생태계 연구보고서' 블록체인 핀테크와 디파이 분야 생태계 참여자 개념도. [자료=KISA 보고서]
"디파이·금융사 서비스 연동 예산지원, 표준 테스트 환경 구축 필요"
오는 2023년부터 2024년까지인 2단계 육성전략은 '기술고도화·사용자 저변 확대기'다.
디파이 서비스의 고객접점 확대를 위해 디파이, 중앙화 금융(CeFi·씨파이), 금융사 서비스 연동 지원사업을 운영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국내 디파이 스타트업이 금융사와 서비스를 연동하기 위한 예산을 지원하는 사업을 진행한다면 국내 서비스의 국제 위상을 높이는 데 좋은 마중물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서비스의 질적 차별화 요소를 만들어낼 수 있는 전문인력과, 앱 개발뿐아니라 블록체인 프로토콜 자체와 세컨드레이어솔루션(2nd layer solution)에 대한 심층 연구가 필요해진다. 산학연계 인력양성과정 개설이 제안된다. 대학 컴퓨터과학, 경제학, 디자인 전공과 다학제적 산학연계 인력양성과정을 창업·취업과 연계시 업계 인재확보를 지원할 수 있다.
디파이 규제가 국제 이슈로 떠오를 경우 서비스 라이선스 취득 지원도 필요해진다. 보고서는 "국산 디파이 서비스가 라이선스 필요 국가에서 적법한 라이선스 취득에 일부나마 도움을 얻는 예산·법률 컨설팅 사업"이 유용할 것이라 봤다.
디파이 전용 투자 펀드 조성이 제시됐다. 국내 스타트업과 서비스를 적극 연동하는 해외 디파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모태펀드 조성 아이디어다. 이를 위한 관련 법·회계 처리방안 논의도 고려돼야 한다.
표준화된 디파이 테스트 환경이 필요해질 전망이다. 안정화된 라이브러리가 개발되고, PC·스마트폰 등 기기와 P2P 지갑·씨파이·금융사 등 고객 접점이 늘어 출시 전 여러 환경에서 안정성 테스트를 지원할 필요가 있다. 보고서는 "KISA는 2021년 블록체인·핀테크 기술확산센터 ISP 사업을 통해 향후 기업이 활용할 테스트랩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디파이 표준 UI·UX 가이드라인 개발과 배포도 중요하다. 더 우수한 UI와 보안성이 입증된 표준 라이브러리 사용 서비스가 국제 인증기관, 탈중앙화 인증기관으로부터 안전 인증을 받게 될 수 있다. 보고서는 이런 흐름에 한국이 선제 대응하기 위해 가이드라인을 개발하고 배포하면, 국산 서비스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 내다봤다.
"신원확인·자금세탁방지 구축, 전통금융 융합 준비…'K디파이 연합' 추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블록체인 기반 혁신금융 생태계 연구보고서' 단계별 디파이 육성전략 최종목표 제안. [자료=KISA 보고서]
오는 2025~2026년까지인 3단계 육성전략은 '제품 간 융합 고도화기'다.
이 시기의 전략으로는 디파이 서비스 전용 탈중앙화 신원확인·자금세탁방지 플랫폼 구축이 제안됐다. 향후 이용자가 자기신원을 인증하고 다른 디파이 앱의 신원인증 결과를 받아와 거래를 승인하는 식으로 연계될 전망이다. 보고서는 "현재 씨파이가 그렇듯 고객신원확인과 자금세탁방지가 디파이에서 중요한 날이 올 것"이라며 "그 때 한국은 세계적으로 필요한 솔루션을 선제 구축하고 상용화한 국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파이 서비스가 금융업의 한 축이 돼 여러 국가의 전통금융과 융합된다. 전통금융을 위해 만들어진 법·규제를 디파이 서비스에 어떻게 적용하느냐는 문제가 대두된다. 이에 각국 금융규제 준수를 지원할 글로벌 표준 디파이플랫폼이 필요해진다. 이 플랫폼과 디파이 앱의 관계는 애플·구글의 앱스토어와 iOS·안드로이드 앱의 관계와 같다. 각국 규제와 세금 등을 준수하는 플랫폼을 이용하면, 앱 개발자는 각국 규제를 신경쓰지 않아도 앱 개발과 제공에 집중할 수 있다.
또 한국형 디파이 연합(K-DeFi Alliance) 구축 가능성이 생긴다. 디파이 서비스 업체와 글로벌 금융사, 가상자산 업체가 참여한다. 보고서는 "2021년부터 디파이 분야를 단계적으로 육성한다면 2025년경 우리 기술과 제품 경쟁력은 세계적으로 앞서 있고 한국 서비스가 하나의 큰 세력이 돼 있을 것"이라며 "우리는 이 시기 해외 디파이 서비스와 글로벌금융사와 함께 'K디파이 얼라이언스'를 만들어 촘촘히 연결된 미래 디지털금융 주도 그룹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지난 단계에서 보급·확산시킨 디파이 UI·UX 가이드라인을 국제 표준화할 수 있다. 보고서는 "현재 디파이는 서비스마다 사용자 경험이 제각각이고 같은 기능도 서비스마다 다 다르게 구현돼 매우 불편하다"며 "얼리어댑터가 아닌 일반 소비자가 시장에 진입하는 데 높은 장애물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디파이 대중화를 위해 UX표준화는 반드시 필요하며 국가 차원에서 드라이브를 걸어 스타트업이 따르게 하면 표준화 과정에 경쟁국 대비 우위를 점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밖에 전통 금융사가 디파이와 협력해 세계진출 전략을 펼 수 있게 된다. 국산 디파이를 통해 전통금융사가 조달한 자본을 해외 고객 대상으로 영업함으로써 종전에 진출하지 못했던 지역 고객을 만날 수 있게 된다. 보고서는 "금융사에게 핀테크는 같은 국내 파이를 빼앗기는 일이었지만, 디파이는 원래 해외 시장을 공략하는 분야"라며 "이 점에서 국가적 차원의 디파이 육성은 한국 금융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에 장기적으로 긍정적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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