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군부의 쿠데타 항의 시위대 진압 강도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14일(이하 현지시간) 미얀마 최대 상업도시 양곤 거리에는 장갑차가 등장했고, 15일 새벽부턴 인터넷도 전면 차단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BC는 로이터통신을 인용해 군부 쿠데타에 항의하는 대규모 시위 9일째인 14일 오후 양곤 시내에 장갑차량 등이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미얀마나우 등 현지 언론이 공개한 영상에는 시민들이 시내 중심가를 가로지르는 장갑차를 향해 소리를 지르고, 시민 불복종 운동의 상징인 ‘냄비 두드리기’ 등을 하는 모습이 담겼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1일 군부의 쿠데타 공식 선언 이후 양곤 시내에 장갑차가 등장한 것은 처음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럽연합(EU), 영국, 캐나다 등 11개국의 주미얀마대사관은 “합법적인 정권 타도에 항의하는 시위대와 민간인을 향한 폭력을 자제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면서 “민주주의와 자유, 평화, 번영을 추구하는 미얀마인들을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주미얀마 미국대사관은 공식 트위터를 통해 자국민에게 자택에서 대기할 것을 촉구하며 “(15일) 오전 1시부터 9시 사이에 통신 두절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알렸다.
양곤 시내에 장갑차가 등장한 것은 군부가 항의 시위 중심지인 양곤으로 군 병력을 이동시킨 것으로 향후 시위대 제압에 군 병력을 투입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로이터통신은 현지 매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방송을 인용해 군부가 전날 오후 북부 까친주 발전소 인근에서 시위대를 해산시키면서 물대포를 발사하고, 밤에는 총기를 발포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발포한 총기가 고무탄인지 실탄인지는 확인되지 않았고, 부상자 여부도 불명확하다고 부연했다.
군부는 양곤 등 주요 도시에 군 병력을 이동시키는 동시에 미얀마 인터넷도 장악한 듯하다.
트워크 모니터링 단체 넷블록스는 이날 오전 1시(한국시간 기준 오전 3시 30분)에 미얀마 인터넷이 사실상 전면 차단됐다고 밝혔다. 넷블록스에 따르면 미얀마 인터넷 접속률은 평소의 14%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미얀마 인터넷의 전면 차단은 군부가 쿠데타를 공식 선언한 지난 1일과 6일 그리고 이번까지 총 3차례 이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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