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케이평균주가는 올해 들어서만 거의 10% 가까운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가격 상승에 가장 큰 영향을 준 변수로 미국의 경기 부양책에 대한 기대감을 꼽았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탄핵 재판까지 마무리되면서 대규모 재정 투입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지난 12일 열린 주요7개국(G7) 재무장관·중앙 은행 총재 회의에서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의 재정확대 지속 발언도 영향을 미쳤다. 옐런 재무장관은 "지금은 크게 움직여야 할 때"라는 발언을 재차 반복했다. 이어 각국이 경제회복을 위해 재정지원을 지속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옐런 장관은 "미국은 국제문제에 더 깊게 관여하면서 동맹을 강화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놓겠다"라면서 다자주의 복귀를 약속했다. 재정 확대에 있어 국제 협력이 가속화할 수 있다는 예상도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됐다.
개장 전 발표 된 일본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 발표도 주가 상승에 영향을 줬다. 2020년 4분기(10~12월) 국내총생산(GDP) 실질 성장률은 전기 대비 연율 12.7%를 기록했다. 시장 예상치를 크게 웃돈 것이다. 수출과 설비투자와 소비 견조는 예상됐지만, 재고가 감소한 것은 크게 향후 증산에 대한 기대를 높인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올해 1~3 분기 성장률은 하락할 가능성도 있지만, 코로나19 확산도 잦아들고 있어 소비의 감소는 제한적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수출은 다소 횡보하다 회복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투자자들은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신문은 짚었다.
일본 오카산증권의 오가와 요시노리(小川佳紀) 투자전략부장은 "최근 공포지수로 불리는 미국 변동성지수(VIX)가 크게 낮아지는 등 투자자들의 위험선호 현상이 커지고 있다."면서 "최근 주가상승을 거품이라고 보는 이들도 있지만, 위험선호는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장기적으로는 3만엔을 지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일본 엔화 약세는 수출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다. 엔화는 미국 국채 장기물 수익률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달러화 대비 약세폭을 확대하고 있다. 안전통화인 엔화는 최근 들어 미국 국채 수익률에 빠르게 반응하고 있다. 미국 국채 10년물은 개선된 위험선호 심리 등을 반영하면서 장중 한때 연 1.2%를 돌파하고 있다.
다만 주가가 지나치게 빠르게 오른 데 대한 경계감은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이와 증권의 이와시타 마리(岩下真理)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풀린 돈이 위험자산을 향하면서 일본 증시도 상승의 혜택을 입었다."면서도 "그러나 자산의 격차가 계속해서 벌어지는 것을 각국 중앙은행이 계속 두고보지는 않을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백신접종의 효과가 명확하게 보이게 되면 미국 중앙은행은 양적금융완화의 축소 논의를 시작할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일본은행이 상장지수연동펀드(ETF) 매입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일본 증시에는 부담이다. 일본은행은 3월의 금융정책 결정 회의에서 ETF 매입 등 금융정책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주가 상승 국면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구매 축소가 유력하다. 일본 장기금리 역시 미국 국채금리와 강하게 연동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상승하고 있어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이시타와 이코노미스트는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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