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염병 지속은 각종 모임과 다중시설 이용을 제한하게 했다. 여기에 비대면을 위해 콘크리트 안에서 온라인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했다.
사람들은 콘크리트에 갇혀 지내는 주거환경에 지쳤고 생태계와의 교감을 원했다. 감염병 시대 이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생태적 자연의 소중함을 깨달은 것이다.
원시림을 갖춘 자연은 생태여행객의 증가로 이제 숨을 곳이 없다. 화악산도 수백 년을 꼭꼭 숨어 지내며 다양한 원시 자연의 신비를 간직해 왔다. 하지만 감염병이 지속되자 더 청정하고 더 한적한 곳을 찾는 여행객들의 눈에 띄었다.
화악산(1468m)은 국내 대표적인 청정지역 중 하나로 삼국시대에 나라의 안녕을 위해 산신제를 지낸 ‘한반도 중심지’였다. 강원도와 경기도의 경계를 이룬다. 그렇지만 이 산은 강원도에 어울리는 이미지다.
사람들은 강원도 화악산 하면 우선 멀다고 한다. 서울에서 2시간 정도 걸리지만, 두메산골과 군부대가 많은 이미지를 떠올리기 때문이다. 여기에 훈련이 빡세기로 소문난 이른바 이기자부대, 27사단이 화천군 사내면 지역에 있어서다.
언택트 생활에 익숙해진 여행객들은 접근성이 불편해도 청정 이미지가 강한 지역을 선호한다. 화악산은 멀다고 느낀 만큼 청정여행지의 매력을 마음껏 뽐낸다. 이 매력에 여행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4계절 화악산을 찾는다는 남성원(서울 종로) 씨는 “자연에서 소리 지르며 코로나19 스트레스 날려버려요”라며 “화악산에는 다른 산에서 느낄 수 없는 태고의 신비감이 있어 자주 찾는다”고 했다.
겨울 산을 즐긴다는 김진일(인천 청라) 씨는 27사단을 전역했다. “화악산이 겨울이면 전국에서 가장 추운 곳이다. 군 복무할 때 이산을 자주 넘어 다녔었다”며 “여기만큼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한 산은 드물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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