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닛케이 "미군, 오키나와~필리핀에 對중국 미사일 공격망 구축할 듯"

미군이 중국을 겨냥한 미사일 방어망을 일본 오키나와섬서 필리핀 열도(제1열도선)까지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란 일본 언론의 보도가 나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핵심 전략 지역으로 꼽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을 군사적으로 고립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5일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는 이달 초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가 미국 의회에 대중국 억지력 강화 등을 위해 2022회계연도(2021.10~2022.9)부터 6년간 273억 달러(약 31조원)의 예산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닛케이는 해당 예산안을 담은 요망서를 입수해 대중국 견제 방안의 핵심책으로 "제1열도선을 따라 정밀 공격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내용이 명기됐다고 전했다. 핵탄두의 탑재를 배제한 채 재래식 미사일의 지상 배치를 확대해 대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구상이라는 것이다.

이에 대해 요망서 역시 "중국을 억지하기 위한 중요 군사능력에 재정 자원을 집중시킨다"면서 "(중국의) 선제공격에 따른 (보복) 타격 피해가 너무 크기 때문에 (중국으로서) 실패한다고 생각하게 하려는 목적"이라고 취지를 밝혔다.
 

대중국 미사일망이 구축할 수 있는 일본 제1열도선 위치.[자료=니혼게이자이신문]

중국의 경우 일본 오가사와라(小笠原) 제도부터 괌을 잇는 제2열도선에 다양한 종류의 미사일을 배치해 미국의 접근을 저지하는 미사일망을 구축하고 있다.

미국은 이와 같은 전략에 대해 미국은 해군과 공군을 중심으로 대응하는 기존의 전략이 통용하기 어렵게 됐다고 판단하고 대신 지상 배치 미사일을 활용하려는 전략이라는 것이다.

다만, 미국과 일본 당국자들은 이와 같은 계획이 추진 중이라는 보도를 부정하면서도 해당 전략의 필요성은 인정했다.

미국 상원 외교위원회 공화당 간사인 제임스 리시 의원은 닛케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중거리 미사일 배치 여부에 대해 "미국과 일본이 논의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밝혔으며,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도 "미군 인도·태평양사령부에 의한 미사일망 정비는 현 시점에선 미국과 논의하고 있지 않다"면서도 "(해당 전략이) 일본에는 플러스"라고 답했다.

일본 외무성과 방위성도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강화할 수 있는 미국의 대중 미사일망 구상을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다만, 중국의 강한 반발과 함께 일본 국내적으로도 미군 주둔지인 오키나와현 등의 미사일 배치 후보지들의 반대가 나올 수 있다고도 신문은 덧붙였다. 
 

미 육군의 미사일 시험 발사 모습.[사진=미 육군·A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