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돈줄 죄기'에 신용대출 증가세 주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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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21-03-24 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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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출잔액 이달말 하락 전환 전망도

주요 시중은행이 석달째 3%대 신용대출 금리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권의 '돈줄 조이기'가 지속되면서 경고등이 울렸던 신용대출 증가세도 진정되는 분위기다.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될 경우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말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4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의 일반신용대출 금리는 지난달 말 기준 연 평균 2.85~3.57%로 집계됐다. 전월 2.86~3.59%와 비교하면 상단이 2bp(1bp=0.01% 포인트), 하단이 1bp 줄어들었다.

인상폭이 가장 높은 은행은 신한은행으로, 전월 연 2.96%에서 이달 3.09%로 4bp 올랐다. 신한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3월 이후 처음이다. KB국민은행 또한 2.9%에서 2.94%로 4bp 인상됐다. 반면 하나은행은 3.59%에서 3.57%로 2bp, 우리은행(2.93%→2.92%)과 NH농협은행(2.86%→2.85%)은 각각 1bp 낮아졌다.

은행권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꾸준히 신용대출 금리를 높이는 중이다. 하나은행이 지난해 10월 5대 은행 중 처음으로 신용대출 금리를 3%대로 높였고, 다른 은행들 역시 2%대 후반~3%대 초반을 중심으로 등락하고 있다.

각 시중은행들은 우대금리를 낮추는 방식으로 대출 관리에 나서고 있다. 대출금리는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를 더한 뒤 가산조정금리 등을 반영해 산출되는데 이 중 가산조정금리는 일종의 우대금리로서, 본점이나 영업점에서 임의로 결정한다. 가산조정금리가 높을수록 차주에게 적용되는 대출 금리가 낮아지는 셈이다.

신용대출 증가세가 정점을 찍은 지난해 8월과 비교하면 5대 은행 모두 가산조정금리를 낮췄다. 우리은행의 일반신용대출 평균 가산금리는 지난해 8월 0.91%에서 지난달 0.41%로 반토막(50bp 감소)이 됐다. 같은 기간 하나은행은 1.78%에서 1.55%로 23bp, 신한은행은 0.78%에서 0.65%로 13bp, 농협은행은 0.72%에서 0.67%로 5bp, 국민은행은 0.96%에서 0.93%로 3bp를 인하했다.

지표금리가 오르고 있다는 것도 대출 금리를 높이는 요인이다. 은행의 대출 재원 조달 비용을 높이기 때문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은행채 1년물(AAA·무보증) 금리는 23일 기준 1.811%로, 지난해 8월 말 1.453%에 비해 35.8bp 올랐다.

은행권이 적극적으로 가계대출을 틀어막는 데 주력하면서 신용대출 증가세는 완만한 곡선을 그리고 있다.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 135조1843억원에서 이달 19일 135조1266억원으로 오히려 줄어들었다.

이달 말 신용대출 잔액이 하락 전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국은행의 '금융시장 동향' 집계에 따르면 신용대출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기타대출은 2월 말 기준 268조9000억원으로 전월 대비 3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1월에 신용대출 잔액이 2조6000억원 늘어난 것과 비교하면 대폭 줄어든 셈이다.

은행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선진화 방안'을 다음달 중으로 발표하는 등 규제 강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각 은행들 역시 '대출 문턱'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한 시중은행 대출 창구.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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