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바이든 부양책...중국 경제에 호재?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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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중국본부 팀장
입력 2021-03-26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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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갑 여는 미국인···대미 수출 600억 달러 증가 기대

  • 자산 거품, 인플레, 미·중 무역갈등 악화···우려 목소리도

미국과 중국. [사진=로이터통신]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의 초대형 부양책이 중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중국의 셈법도 복잡하다. 미국인이 지갑을 더 열면서 중국 수출이 늘어나는 건 호재다. 하지만 중국의 대미 흑자 급증은 미·중간 무역갈등을 더 악화시킬 수 있는 요소다. 게다가 부양책으로 풀린 돈이 중국에 유입돼 인플레이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 지갑 여는 미국인···대미 수출 600억 달러 증가 기대

24일(현지시각) 블룸버그는 미국의 재정 부양책이 세계 최대 수출국인 중국에 막대한 이익을 안길 것으로 전망했다. 매체는 알리안츠 리서치의 최근 보고서를 인용해 바이든표 부양책으로 약 3600억 달러 수입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며 미국인들이 중국산 컴퓨터, 가전제품, 의류 등을 구매하면서 중국 수출이 2021~2022년 600억 달러 늘어날 것으로 관측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중국의 올해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10%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바이든 정부 부양책과 예상보다 강력한 미국 및 세계 경제 회복세 덕분이다. 실제 올초 1~2월 중국의 수출이 60% 이상 급증한 것도 미국의 수요 회복세가 커다란 역할을 했다. 이 기간 대미 무역흑자는 513억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무려 80% 이상 증가했다.

왕타오 UBS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수출이 증가하면 기업들이 생산설비를 확대할 수 있게 된다"며 "올해 중국 정부 인프라 방면에 돈을 덜 쓰더라도 투자가 활발히 이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바이든 부양책으로 내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5% 늘어날 것으로 예측했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수요가 1% 증가할 때마다 중국 GDP가 0.08%씩 증가한다고 추정했다.

​​◆ 자산 거품, 인플레, 미·중 무역갈등 악화···우려 목소리도

하지만 초대형 부양책이 중국 경제에 꼭 이득만 가져오는 건 아니다. 바이든 부양책이 자산 거품과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촉발할 것이란 우려도 증폭되고 있는 것. 

실제 중국 수출업체들이 이미 사상 최고가에 육박하는 운송비와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인한 비용 부담에 못 이겨 속속 가격 인상에 나섰다고 블룸버그는 보도했다.  

중국 외환당국은 자본 흐름 모니터링도 강화하고 있다. 초대형 부양책으로 시장에 풀린 돈이 자국에 대규모로 유입돼 자산 버블을 초래하면 이미 막대한 부채를 안고 있는 중국 금융시장 리스크를 악화시킬 우려가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의 대미 수출 증가는 미·중간 무역 불균형을 초래할 수밖에 없다. 이로 인해 미·중 무역갈등이 한층 더 악화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이밖에 수출 증가세는 내수 진작에 방점을 찍고 있는 중국 '쌍순환' 정책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생산,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내수소비 주도 경제성장 모델로 전환을 추진하는 중국 경제 구조조정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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